이재명, 비주류에서 스타급 '친문 플레이어'...'용광로'
이낙연, 친문·호남계 중심에 언론인까지...쓰리톱 전진 배치
정세균, 호남 양분지계 노리며 친문 김종민·홍영표 보유

이재명 경기지사(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이 본격화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최대 세력인 친문계 분화가 뚜렷해지면서 여권 대선주자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의 명암도 갈리고 있다.  

친문계 분화의 직접적 원인은 이른바 친문 대선주자의 부재다. 선두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사건'으로 일찍이 하차한데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가족 문제로 취임 35일만인 2019년 10월 전격 사퇴했고, 마지막 보루였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7월 21일 대법원 재판에서 댓글 조작 혐의에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돼 대선 도전이 물건너 갔다.

이에따라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친문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캠프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 이재명 '열린캠프', 비주류부터 스타급 '친문' 플레이어 영입까지

이재명 '열린캠프'는 '친문피'가 옅은 의원들부터 농도 진한 골수 '친노·친문' 등도 섞여 있다. 이는 다소 비주류 의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캠프를 찾거나, 이재명 캠프에서 '친문' 표심을 잡기 위해 거물 친문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86세대 운동권 출신부터 친조국, 비주류까지 계파 구성원이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친노 좌장' '상왕'이라 불리는 이해찬 전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른바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이 지사 캠프의 주요 직책을 맡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선의 조정식 의원이 이해찬 전 대표 조직 '광장'을 이어받은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김성환·이해식·이형석 등 이해찬계 인사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했다.

참여정부 시절 초대 여성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 전 장관도 이 지사와 함께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일찍이 이재명 지사의 후원회장으로 영입된 바 있다. 강 전 장관은 여성 인권 신장과 검찰개혁 등에 상징성이 큰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도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양비(양정철 비서관)'라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책사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이 지사를 물밑으로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양정철 위원장과 콤비를 이뤄 180석 승리를 이끈 1등 공신인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측근인 수행 실장 자리에는 당내 강성 개혁파인 '처럼회' 소속 '친조국파' 김남국 의원이 영입됐다. 김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중앙대 후배로 지난 대선 캠프에서도 힘을 보탰다. 또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인 박주민·이재정 의원이 합류한 데 이어 이탄희 의원까지 캠프에 합류했다. 이는 사실상 당 지도부 소속 등을 제외하면 친조국파 대부분이 이재명 의원과 손잡게 된 것이다. 

또 원조 '친노'로 분류되는 윤후덕 의원, '친문' 송재호 의원, 이해찬계 '범친문' 우원식·조정식 의원, 옛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의원도 합류했다.

당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 중 김승원 의원과 박상혁, 이용선, 이원택, 진성준 의원 등이 최근 이 지사의 여의도 싱크탱크인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에 가입하며 이 후보를 돕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백혜련, 송재호, 이형석 의원 등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는데, 이번에는 이 지사 지원에 나섰다.

◇ 이낙연 '필연 캠프', 친문·호남계 중심에 언론인 전진 배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선 캠프인 '필연 캠프'는 친문·호남계를 중심으로 언론인 출신들이 지원하는 스리톱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이낙연 캠프는 초반부터 노골적으로 설훈·박광온·홍익표·오영훈·최인호·김영배·윤영찬·정태호 등 친문 중에서도 '거두'라 불리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렸다. 

다만 지나친 '친문' 위주 인사에 정작 '이낙연계'가 없다는 지적도 뼈아픈 지점이다. 그래도 올해 초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는 어려운 시기를 버티며 끈끈한 동지가 됐다.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대변인을 맡은 박광온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수석대변인이었던 최인호 의원은 종합상황본부장을, 정책위의장 홍익표 의원은 정책 총괄본부장, 전략기획위원장 정태호 의원은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비서실장이었던 오영훈 의원은 수석대변인, 대변인 허영 의원은 조직기획본부장, 경제대변인 홍성국 의원은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밖에서 보면 당 조직을 그대로 옮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의 윤영찬 의원은 정무 실장을, 이 전 대표 국무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했던 배재정 전 의원은 대변인으로 일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보좌진 출신으로 '동교동계 막내'라 불리는 설훈 의원은 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한 자신의 공동후원회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를 위촉했다. 이낙연 캠프는 송 신부와 문 대통령 간의 친분을 특히 강조했다. 송 신부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며 친문 적자 김 전 지사와의 관계도 부각했다.

◇ 정세균 '미래경제캠프' , 호남 양분지계 꿈꾸며 '친문 셀럽' 김종민·홍영표 영입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광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미래경제캠프' 인선안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전 총리의 '미래경제캠프'는 '호남 양분지계'를 꿈꾸며 '친문'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남을 기반으로 한 이낙연 전 대표와 달리 정세균 전 총리는 전북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정세균 캠프 정무 조정위원장인 김민석 의원은 호남계 대표적인 김대중 키즈다. 

'친노 직계'인 이광재 의원과의 단일화로 부산 출신 친노 의원인 전재수, 박재호 의원들을 캠프로 영입했다. 또한 강기정·최재성·전병헌 등 '청와대 정무수석 3총사'를 영입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정 전 총리와 소통하며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측근인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도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인사다.

여기에 홍영표·김종민 의원은 친문 의원 56명이 결성한 친문 최대조직 '민주주의4.0' 핵심 멤버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정세균 지지조직 '균형 사다리' 충남본부의 상임고문을 맡았다. 인천 지역구의 홍영표 의원도 천안에서 열린 충남본부 발족식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 후보 측에서는 홍영표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당내에서도 '친문 핵심'으로 통하는 홍영표 의원은 최근 "정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지지에 나섰다. 

◇ '민주주의4.0' 행보 관건… 문 대통령 '청와대 라인'도 주목

여권 빅3의 세확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친문 최대 조직' 민주주의4.0 행보가 주목도고 있다. 민주주의4.0은 얼마 전 이 지사와 기본소득 토론을 고리로 '반명연대' 움직임을 나타낸 바 있어 이낙연·정세균 캠프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홍영표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아마도 정세균 전 총리에 대해 인간적인 관계가 깊고, 무엇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홍영표·김종민 의원의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민주주의 4.0이 이낙연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정세균 전 총리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와 가까운 관계도 있어 중립 층에 남아 '캐스팅보트'로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주의4.0이 관망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 '청와대 라인'으로 꼽히는 고민정 의원과 윤건영 의원, 그리고 한병도 의원의 선택도 주목된다. 

고민정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윤건영 의원은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으며, 한병도 의원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이들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현한 바 없이 중립을 유지하고 있어 이들의 선택이 민주당 당원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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