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본사 사옥 전경. Ⓒ한샘
한샘 본사 사옥 전경. Ⓒ한샘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구 공룡 이케아 진출과 코로나19창립 이후 50여년만에 새 주인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매각 배경에 후계자의 부재, '코로나 수혜'에 따른 매출 상승 등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샘이 밝힐 수 없는 말 못할 사정이 있어 매각에 나서는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정치권과의 관련성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샘은 14일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15.45%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 지분 약 30.21%를 IMM PE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IMM PE는 양해각서에 따라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본계약을 체결할 경우 한샘의 대주주는 IMM PE로 변경된다.

한샘은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비전과 미래가치를 인정하는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를 찾아왔고, IMM PE를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로 판단해 지분 양수도를 위한 MOU를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샘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약 2년 전 약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하며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이처럼 줄곧 승계가 아닌 매각을 추진해 온 배경 중 하나로 후계자가 없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는데, 외아들인 고(故) 조원찬씨는 2012년 사망했다. 세 딸이 한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이 '코로나 수혜'로 몸값을 높인 현 시점을 매각의 적기로 판단했다는 관측도 있다.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인테리어 수요가 늘자,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역대 최고인 2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93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같은 호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구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10조186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소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도 한샘의 올해 매출액이 2조2466억~2조39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7~15.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M PE가 온라인 가구 판매 플랫폼 기업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36.24%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경영권을 넘기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오하임아이엔티와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등의 상승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다만 한샘 임직원들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회사의 주인이 바뀌면 감원 등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 직원은 "회사의 매각으로 직원들이 '자신이 구조조정 되는 것은 아니냐'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샘은 "직원들의 고용은 100% 승계되는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샘이 외풍 없이 성장궤도를 달린 데는 정치권과 관련됐다는 얘기가 들린다. 공익재단으로 출발한 '여시재'와 정치권 인사들 사이에 문제가 잇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샘은 예정대로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대주주 재산을 사회 환원한다는 계획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태재(泰齋)재단'(옛 한샘드뷰연구재단)에 개인 보유 한샘 지분의 절반인 260만여주를 출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태재재단은 2012년 5월 조 명예회장이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현재까지 총 166만주를 출연했으며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나머지를 기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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