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용민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옆은 송영길 대표.. Ⓒ민주당
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용민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옆은 송영길 대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송영길 새 대표체제 출범부터 민생이냐 개혁이냐를 놓고 엇박자를 내며 진영 대결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 및 비주류 인사들이 부동산·백신 등 민생 이슈를 전면에 앞세운 가운데 친문 인사들 중심으로 ‘중단 없는 개혁’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송 대표는 “새로운 민생 현안 문제 해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백신·부동산 문제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백신·부동산 현안 보고를 이유로 봉하마을 방문 일정도 미뤘다.

송 대표 등 지도부가 '민생'을 우선하는 것은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이어졌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가 4일 사무총장에 윤관석 의원을, 수석대변인에 고용진 의원을 임명한 것은 두 의원 모두 송 대표와 마찬가지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개혁입법을 강조하는 친문 주류와 거리를 두며 민생 문제 해결의 구심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강성 친문(재인)계는 송 대표의 ‘민생 우선’ 기조가 개혁 속도조절론으로 해석하고 검찰개혁을 우선하거나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성 목소리를 주도하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부동산과 백신에 집중한다고 해서 검찰개혁을 포기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검찰개혁이 아직 여러 가지로 미흡하다. 이번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용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용 사면론, 개혁 속도조절론(사실상 포기)은 대선 승리라는 명분으로 포장된다”며 “그렇게 대선을 승리하기도 어렵지만, 국민에게 상처 주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드는 대선 승리는 승리가 아니다”라고 썼다. 5일에는 지난 3일 검찰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기소를 “검찰권 남용”으로 규정하며 “유 이사장 대선출마가 언급되는 현시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의도가 의심된다. 하루빨리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반면 범이재명계로 꼽히는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검찰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내에 무엇보다도 민생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초선 의원 일부는 4일 지도부와 만나 “개혁이 피로감을 준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민생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민생 대 개혁’ 논쟁은 ‘비문 대 친문’ 구도와 연결되며 향후 차기대선과 당내 주도권 경쟁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2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비문계 송영길 의원은 친문의 지지를 받는 홍영표 의원을 0.59%포인트 차이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당시 강성 친문계는 재검표를 요구할 정도로 반발했고, 노골적으로 송 대표를 비난했다.

현재 당 구도는 친문계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대선주자 중엔 비문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압도적으로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민심과 당심을 모두 얻어야 하는 여권 대선 주자들에게는 민생과 개혁 사이의 중심 잡기가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운영과 함께 최대 과제인 차기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송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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