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안랩·JYP,범LG家,성균관대 등 투자…개인·법인 3359곳 1조5000억원
금융계 "특정 사모펀드에 대기업, 재계인사 투자 수상…누군가 개입했다"

문 닫힌 옵티머스자산운용
문 닫힌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천억원대 피해를 낳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수십곳의 기업과 유명 사립대학 등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증권업계 등을 통해 입수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17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투자한 상장사만 약 6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리스트에는 유명 자산가로 추정되는 이들도 보였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투자자는 개인과 법인을 포함해 총 3359곳(중복 포함)이었고 투자금만 1조5000억원이 넘었다.

옵티머스 펀드 전체 가입자 명단’을 보면 상장회사들의 옵티머스 투자는 2017년 7월 25일 3억원을 넣은 코스닥 정보기술(IT) 기업 텔레필드로부터 시작됐다. 텔레필드는 국가 기간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광전송장비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텔레필드에 앞서 같은 해 6월 공공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300억원을 넣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오뚜기(150억원), 제이에스코퍼레이션(150억원), BGF리테일(100억원), HDC(65억원), LS일렉트릭(50억원), 한일시멘트·홀딩스(50억원), 넥센(30억원) 등이 옵티머스에 가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선 에이치엘비·에이치엘비생명과학(400억원), 에이스토리(130억원), 케이피에프(80억원), 안랩(70억원), JYP엔터테인먼트·NHN한국사이버결제(50억원) 등이 주로 투자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통틀어 옵티머스에 가장 많은 돈을 넣은 기업은 한화그룹 소속 비상장사인 한화종합화학(500억원)이다. 한화종합화학은 2019년 1~3월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와 네 건의 가입계약을 맺었다. 한화 측은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에 500억원을 투자했으나, 지난해 9월을 마지막으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해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마사회,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은 물론 대학과 노동조합 등도 거액을 투자했다. 성균관대는 작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46억원을 넣었다. 한남대와 건국대도 각각 44억원과 4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도로공사 노조는 2019년 1월 옵티머스에 5억원을 넣었다. 

재계 인사들도 옵티머스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됐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2019년 7월 20억원(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올 4월 30억원(NH투자증권)에 이르기까지 여섯 번에 걸쳐 모두 110억원을 넣었다. 넥센 법인도 옵티머스에 30억원을 투자했다.

GS가의 일원인 허승조 일주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은 66억원, 구본식 LT그룹 회장 일가는 40억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5억원을 맡겼다. 이들 ‘범LG가(家)’ 기업인은 모두 NH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에 가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정 사모펀드에 대기업 등 상장사 수십 곳과 재계 인사들이 대거 투자한 점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외부에 있는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는 이렇게까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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