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안착, 협치 리더십 평가받아…10월 이후 압박 변수 불리

이낙연 당대표가 1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낙연 당대표가 1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조기에 안정적 착근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5선으로 고참이지만 당내 경험이 많지 않아 주류는 아니었다"며 "하지만 보름 동안의 운영으로 당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의료 파업 등 난제가 겹친 상황에서 취임한 이 대표는 합리성과 대화를 강조한 리더십으로 난국을 돌파했다.

'내각의 군기반장'이라는 그동안의 평가와 달리, 대표 취임 이후엔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이고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20대 후반기 이후 극한 갈등이 지속돼온 여야관계가 "협치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대표의 이런 태도 덕분이라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최근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만나 추경안 처리, 정당대표 월례회의, 공통 총선 공약 합의 처리 등을 합의한 것은 협치 측면에서 큰 성과"라며 "정기국회 국면에서 '국회가 달라졌다'는 국민의 기대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 뉴스 편집 압박성 문자'로 논란을 빚자 엄중 경고를 보내며 '군기반장'의 면모를 다시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일을 안 하면 안 했지 유야무야 하는 것은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 "공개회의 메시지를 간결하고 짧게 해달라"는 등의 발언으로 기강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리적인 측면 등에서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며 당의 규율을 만들어나가는 역할도 평가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차기 대권 지지율이 하강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빙의 차이로 1·2위를 다투는 양상은 여권의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 대표로선 고민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 대표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지지율과 동조하는 모양새다. 정부 정책 실책은 곧장 지지율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면 이 지사는 이 대표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선명한 발언과 차별화된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맘껏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로 광역단체장 신분인데도 거의 매일 SNS를 통해 정치, 정책 발언을 쏟아내며 정치 뉴스의 중심을 꿰차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지율은 언제든 변하는 것이니 일희일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 대표로서 국난 극복에 전념하면 자연스럽게 국민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10월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미국 대선의 한반도 영향, 북한 변수 등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압박할 요인이 산적해 있다는 점이다. 만일 이로인해 여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질 경우 그 후폭풍은 이 대표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 대표의 임기는 한시적이다. 재임 기간 내 뚜렷한 업적을 내지 못하면 본격 대선 국면에서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제한된 시간에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해 지지율을 올리느냐는 온전히 이 대표에게 달려있다 고 할 수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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