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미 북한 압박 멈춰야 한반도 안보 안정돼”
中, 미국과 패권경쟁·대만문제 해결에 北 매우 중요

7일 기자회견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 (CCTV 갈무리)
7일 기자회견하는 중국 왕이 외교부장. (CCTV 갈무리)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의 책임이 한국과 미국에 있다며 한미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의 발언은 중국과 북한이 동맹국이란 사실도 있지만 미중 패권경쟁 상황과 중국의 최대 현안인 대만 문제 해결에서 북한의 도움이 매우 중요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왕 부장은 7일 오전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의 근본 방향은 평화 협상을 재개해 각 당사자,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한미를 겨냥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멈추고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안보 상황의 불안이 한국과 미국 때문이라는 기존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또 "한반도 문제, 병의 근원은 분명하다"며 "냉전의 잔재가 여전히 존재하고 시종일관 평화 메커니즘을 구축하지 않았으며 안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제안한 '쌍궤병진(雙軌竝進)'의 단계적 동시 진행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쌍궤병진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을 동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초강대 국으로 세계 경찰국가를 자처해왔으나 북핵 문제만큼은 막지 못해 그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미국이 총력을 기울여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시도하고 있고,  중국에 그 역할을 요구히거나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등 서방에 립서비스만 할 뿐 오히려 북한을 두둔해왔다. 중국에게 북한은 미중 패권경쟁에서 최소 비용으로 미국을 흔들 수 있는 '히든 카드'이다.

더욱이 대만문제에서 북한은 최대 우군이라 할 수 있다. 왕 부장은 7일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왕 부장은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를 묵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중국의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국제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도록 내버려두면 반드시 화를 자초하고 쓴 맛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위한 행동에 나설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이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 7함대를 비롯해 일본과 한국에 주둔한 미군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전략을 펼 때 이를 막으려는 미국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 북한이다. 핵을 보유한 북한이 군함이나 잠수함을 대만해협으로 진출시켜 미국을 가로막을 경우 미국의 대중 압박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북한에 무력행사를 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주한미군은 북한의 타깃이 된다.

또한 북한이 버티고 있는 한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을 이동시키기 어렵다.

중국 외교를 대표하는 왕 부장이 공식적으로 북한을 감싸며 미국과 한국을 공격하는 데는 중국이 처한 국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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