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Meta) 최고경영자(CEO)가 LG전자 최고경영진들과 회담을 가지고 XR 기기 로드맵을 논의했다.
LG전자는 메타의 제품에 자체 콘텐츠, 플랫폼 역량을 결합해 XR(확장현실)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28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 CEO인 조주완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이 날 회의에는 조 사장과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박형세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권 부회장은 메타와 LG그룹 계열사들의 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역할을 맡았다.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는 LG전자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국내 XR 스타트업을 만나 비공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수년 전 선행 연구개발과 미래사업의 주요 기술 육성을 맡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XR 조직을 두고 사업화를 논의해 왔다. 올해는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산하에 부서를 신설하고 제품 개발을 가속하는 중이다.
이날 LG전자 회동에서는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안이 논의됐다. 조 사장은 메타의 MR 헤드셋인 ‘퀘스트3’,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보며 메타의 선행기술 시연을 살폈다. 특히 조 사장은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On-Device) AI 관점에서 양사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조 CEO는 양사가 진행해 온 확장현실(XR) 디바이스 협업에 관해 “최근 LG전자가 XR 관련 조직을 신설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기존 메타와 이어온 XR 디바이스 협업을 앞으로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 지에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메타의 XR 제품에 자사 플랫폼, 콘텐츠 역량을 결합해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XR 기기는 모바일 스크린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과 직관성을 갖춰 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라 평가받는다. 특히 LG전자는 XR기기가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LG전자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하고, 고객의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는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 하기위해 HE사업본부 내 본부 직속의 XR사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시장 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한계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며 "메타와의 전략적 협업 또한 XR 시장 본격 개화에 대비해 미래 가상공간의 영역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제품과 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