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러시아 '해외영농' 예정…러에서 미리 식량 공급받아
北, 매년 겪는 '보릿고개' 완화돼…'거름전쟁'도 없어질 듯

북한 주민들이 밭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주민들이 밭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 식량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매년 되풀이되는 '보릿고개'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교역을 하고 있는 동포는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을 이같이 전했다.

북한엔 매년 1월부터 6월까지 보릿고개란 말이 있다. 지난 가을 수확한 식량이 바닥나고 새롭게 보리를 수확하기 직전인 5∼6월의 춘궁기를 말한다. 이 기간 식량 사정이 원활하지 않아 아사자가 나오가도 한다. 2019년 코로나 사태로 국경이 봉쇄된 이후 북한의 보릿고개는 극한 상황에 몰렸다. 

단둥의 대북 동포 소식통은 "올해도 보릿고개 사정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작년과 확연히 다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초 북한에서 벌어지는 '거름전쟁'도 심하지 않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초 봄 농사를 앞두고 비료가 부족한 까닭에 '거름'을 마련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거름'을 마련하기 위해 위해 중국에서 똥을 사오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에는 그러한 '거름전쟁'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인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의 식량을 공급받았기 때문이다"고 해석했다.

장 이사장은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통해 '백년대계'를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며 "북한은 백년대계의 최우선 현안으로 식량난 해결을  꼽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지역에서 북한 인력을 파견해 '해외영농'을 하고, 그 수확물을 북한에 공급해 식량난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장 이사장은 "오는 3월부터 북한 인력이 대거 연해주나 러시아 지역, 나아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까지 파견돼 농사를 지을 것"이라며 "봄철 춘궁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미리 식량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올해 보릿고개를 넘기는데 러시아의 식량 공급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장 이사장의 설명이다. 러시아에서 해외영농을 통해 식량을 자급하게 되면서 '거름전쟁'도 필요없게 될 것이라고 장 이사장은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식량 공급이 된다해도 충분하지 않아 식량난을 완전히 해결하긴 어렵지만 예전같은 보릿고개를 겪지는 얺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둥의 동포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식량 사정이 나아지면서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보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러시아로 농사지으로 간다는 사람들 얘기가 파다하다 "고 알려왔다.

장 이사장은 "북한이 해외영농을 통해 식량난을 해결하게 되면 남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멀어지고, 중국에게도 당당할 수 있다"며 "동북아 질서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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