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너 헤리티지 연구원 "北, 전면전 결단으로 볼 근거 부족"
北전문가 "북한 먼저 전쟁 안해…동족 간 전쟁 당·주민 고려 안해"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

한반도에서 북한에 의한 의도된 전면전 가능성보다는 남북간 오해와 오판에 의한 불의의 충돌을 더 우려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밝혔다.

이러한 전망은 정통한 북한 전문가들이  본지를 통해 일찍이 밝힌 것과 일치하지만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해석에는 차이를 보였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온라인 대담에서 "나는 전쟁으로 가는 북한의 의도된 결정보다 전쟁으로 우연하게 빠져드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의도하지 않은 확전과 오판을 더 우려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국가관계로 규정하는 등 대남 도발적 언사의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북한이 전면전에 나설 전략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볼 근거는 부족하지만 남북간에 '강대강'의 언사가 오가는 와중에 오해와 오판에 의한 우발적 충돌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클링너 연구원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거론하며 한국 측은 북한의 대남 도발이 있을 경우 미국이 자제를 요구하기 전에 신속히 대북 응징을 해야 한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남북군사합의가 폐기돼 리스크 저감 수단이 사라진 상황에서 남북한이 상대가 경계선 주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훈련을 침략의 전조로 오해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는 "한국 입장에서는 동맹국인 미국을 안심시키고 북한을 억지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강경한 행동을 하고 싶어 할 수 있다"면서 "불필요한 충돌을 유발하지 않는 '미묘한 균형 잡기'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 대북 전문가, 北 도발 아닌 '오판' 따른 전쟁 가능성 경계

북한과 교류하며 북한의 현실을 잘 아는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선제 전쟁론에 대해 한결같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북한은 김정은 총비서를 포함한 노동당이 남한을 먼 침략하는 전쟁(전면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일반 주민들은 더더욱 전쟁을 생각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교역을 하는 동포 소식통은 "북한의 최대 관심사는 먹고 사는 문제"라며 "전쟁은 생각도 않고 있고, 남한에 대해 불만은 있어도 같은 민족끼리 전쟁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한과)전쟁을 하는 일이 없겠지만, 김정은이 전쟁 명령을내려도 인민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남북한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노동당 철칙으로 알고 있다"며 "동족이 전쟁을 하는 일은 당도, 주민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작년 말 북한이 남한을 더이상 동족이 아니고 '주적', '괴뢰'라고 한 것은 주체적이지 못하고 미국에 끌려다니며 동족 간 대결을 부추긴다고 보는 현 정부를 향해 한 것이지, 남한 국민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즉, 같은 민족을 먼저 공격하는 전쟁은 북한 지도부와 주민의 인식에 없다는 것이다.  

장 이사장은 "올해 초 북한의 서해 포격을 놓고 폭약 논란이 있던 것처럼 남북이 '오판'에 따라 충돌하고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처음부터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한이 접경지대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북한이 침략으로 오판하거나  서해에서 사소한 충돌이 확전될 수는 있어도 북한이 의도한 전면전을 벌이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한반도통합연구소 지현규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말 김정은 총비서가 대남 강경 발언을 두고 남북 전쟁론이 국내외에서 부상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지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어 주변국이 전쟁을 막고 있고, 전쟁을 하는 것은 망하는 길이란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어 김 총비서도 먼저 전쟁을 하는 일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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