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득표율·여론조사 이재명 우세.. 국힘, 최근 득표율 상승세가 변수
원희룡, 이기면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 패배해도 험지 도전 서사 남아
'낙승예상' 이재명, 지역구 관리 부담.. 패배시 정치생명 치명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22대 총선이 6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대권주자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사표를 내면서 '인천 계양을'이 4.10 총선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달 16일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이 대표를 '돌덩이'에 비유하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면서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틀 뒤인 1월 18일 이재명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4·10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4.10 총선에서 이 대표와 원 전장관 사이 '명룡대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계양을은 역대 7번의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6번 승리한 곳인데다 최근 여론조사도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지만 이른바 '명룡대전'이 미니대선 성격을 띄는 만큼 양당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원희룡, 이기면 차기 대권주자로.. 패배해도 험지 도전 서사 구축

원희룡 전 장관은 30대에 서울 양천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3선을 한 '중진'이다. 이미 지난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경선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등 대권 잠룡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주지사를 연임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으며 여권 차기 주자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집중 공격하며 '대장동 1타 강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계양을 출마를 통해 '이재명 저격수'라는 브랜딩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원 전 장관이 지난달 16일 계양구에서 열린 당 신년인사회에서 출마를 선언했을 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힘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할 경우 1석 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원 전 장관의 손을 들어올렸다.

정치권에서는 원 전 장관의 계양을 출마는 '꽃놀이패'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력한 차기 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상대하는 것만으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이긴다면 곧바로 유력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설령 패하더라도 당을 위해 험지에 도전했다는 선공후사의 서사가 남는다. 

◇ 이재명, 낙승 예상'.. 정치 지형 유리, 여론조사에서도 앞서

이재명 대표는 대선후보, 당 대표 등 인지도에서 앞서고 역대 7번의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6번 승리한 곳이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에 참석한 이 대표는 '원 전 장관이 출마 선언을 했는데 승리를 확신하나'란 질문에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계양구 정치지형이나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표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높은 득표를 했고, 2022년 6월1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 대표는 계양을에 출마해 55.24%의 득표율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75%)를 10.49%p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표가 원 전 장관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가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월 30~31일 계양구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도 이 대표는 48%, 원 전 장관은 32%로 집계됐다.

인천일보가 여론조사업체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이틀간 계양을에 거주하는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대결 여론조사도 이 대표가 50.7%를 얻어 34.3%를 획득한 원 전 장관을 16.4%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재명, 지역구 관리 부담·여권 결집 변수.. 이겨도 '본전', 패배시 정치생명 치명상

4.10 총선을 두달 가량 앞둔 상황은 이 대표가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남은 기간 '변수'가 선거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

원 전 장관의 출마로 전국을 돌며 유세를 지원해야 하는 이 대표가 지역구에 발이 묶일 수 있다. 또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양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상황은 박빙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여권의 간판이 되면서 '윤석열 리스크'가 희석되고 중도층이 여권에 지지를 보내는 변화는 이 대표를 긴장시킬 수 있다. 민주당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의 대립은 총선에서 민주당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당의 분열 현상은 이 대표에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계양구 선거에서 '이겨도 본전'이지만, 패하거나 박빙으로 승리할 경우 대선가도에 비상등이 켜지고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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