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작년 9월 러시아와 정상회담 후 친러 행보 가속
북러 '백년대계' 추진, 北 만성적 식량난 해결…中 의존 줄어
푸틴 올해 방북 확실시…시진핑 방북 시기 고민, 무산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사실상 공식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중국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21일 '외무상 보좌실'을 통해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성과를 소개하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열렬히 환영한다", "성심을 다해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등의 입장을 밝혔다. 

크렘린궁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외교채널을 통한 조율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비교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무기 거래 등으로 군사협력의 면을 넓히는 북러는 지난해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시 답방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북러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백년대계'를 약속해 올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시기만 유동적일 뿐 확실시된다.

방북 시점은 3월 15~17일 러시아 대선 이후가 유력하다. 일각에선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4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즈음을 점치기도 한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방북하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올해는 북중 수교 7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 시진핑 주석의 방북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 역시 최근 적극적인 대북 외교를 가동하고 있다. 새해 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총서기와 축전을 주고받으며 올해를 '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했다. 중국의 차기 외교부장으로 꼽히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19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대면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대북 외교 수위는 북러관계와는 '온도차'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그간 북한 문제에 있어 러시아보단 영향력이 크다는 걸 국제사회에서 '지렛대'로 활용해 온 중국으로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바라보는 속내가 남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와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시점도 관심사다. 올해를 '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하며 새해 첫날부터 분위기를 띄운 만큼 북중 정상의 만남은 예견된 수순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입장에선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중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 총비서가 중국을 찾아 정상회담을 하거나 올해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북러 정상회담과 '백년대계'를 추진기로 하면서 북한은 정권 수립 이래 최대 현안이자 난제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서 중국에 당당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중국은 '식량'을 무기로 북한을 좌우하거나 입김을 미쳐왔지만 앞으로 어렵게 됐다. 따라서 김 총비서가 식량 문제로 중국을 방문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과 중국이 추진한 '북중러 3각 공조' 강화 행보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러시아가 북중러 3자 연합훈련까지 제기했지만 중국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질 않았다.

이는 미국과 패권경쟁을 하면서도 경제에 관한한 미국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북러와 필요에 따라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문제로 인해 북한과의 관계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중국은 대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목표 아래 대만을 통합하려 할 경우 미국이 가장 큰 장애물인데 핵을 보유한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조급한 것은 중국이고, 북한은 경제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하면서 여유가 있게 됐다. 이젠 북중 정상 간 만남의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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