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연합, 현역 최다 보유…대선후보급 이낙연과 연대 '시너지'
이낙연과 '선명한 차이' 언급한 이준석…연합해야 할 명분 필요"
4월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최종 신당의 모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신당의 연대 범위와 간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당 세력의 결이 뚜렷하게 다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이 과연 손을 잡을지, 또한 두 세력 연대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3지대 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이'에 방점을 찍었다. 각자의 선명성을 잃어선 안 된다는 의미인데, 정치권은 연대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한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하는 가칭 '미래대연합' 창당 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미래대연합에 모두 함께 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며 "저 또한 미래대연합의 길에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도 "텐트보다 멋있는 비도 막고 바람도 막을 수 있는 큰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제3지대 빅텐트 성패는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달려있다고 정치권은 판단하고 있다. 일단 진보 계열의 통합은 무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제3지대 신당 중 미래대연합은 현역 의원을 최다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낙연 전 대표는 대선 후보급 리더다. 여기에 공천 과정에 반발한 민주당 현역들의 탈당 러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이낙연 전 대표가 미래대연합 창당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당 안팎에선 합당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결국 이준석 전 대표의 의중에 제3지대 흥행 여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제6공화국 최초이자 유일한 연립 정부를 성공 시킨 'DJP(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전 총리) 연합'을 들며 "훨씬 더 거리가 가까운 사람이 모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선명한 차이"를 거론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미래대연합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타협할 수 없는 지점에 대해선 허심탄회하게 서로 대화해야될 것"이라며 "이낙연 전 총리와 16일 기녹화한 대담 방송 자리에서 타협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만, 선명한 차이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 선명한 색채가 있는 주체가 참여하길 바란다"며 '비빔밥론'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제가 국민의힘에서 당대표를 지냈다고 제가 가진 색이 빨간색보다 약간 차이나는 다홍색이라면 별개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반대로) 민주당에서 나온 분이라고 해서 파란색이 아니라 하늘색 정도 된다고 해서 국민들께서 선명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이를 놓고 제3지대 빅텐트에서 키를 잡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2월 초까지 양측이 각자 세력을 키우다 선거연대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총선 기호가 결정되는 2월15일을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쪽이 주도권을 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거연대 방식에 대한 이견, 국민의힘과 민주당 출신으로 배경이 다른 점 등 제약 요소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선 총선 기호와 정당보조금 액수가 결정되는 오는 2월15일 전에 큰 흐름이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3지대에 만들어진 혹은 추진 중인 4개 신당이 완전한 합당을 하는 방안, 같은 기호로 선거를 치르되 선거 후에 갈라지는 방안, 지역구 후보는 함께 내되 비례대표 후보는 따로 내는 방안, 아예 따로 총선 기호를 받는 방안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백중세일 때 양쪽의 기싸움이 정리될 수 있을지, 한쪽으로 대세가 기울었을 때 상대방이 그것을 인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