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 신당 '키맨' 될듯…민주·정의당 인사 합류 가능성
충선 파괴력 엇갈린 평가…중도층이 선거 좌우시 신당에 유리

김창인(왼쪽부터) 청년정의당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조성주 정의당 '세번째권력' 공동대표가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창인(왼쪽부터) 청년정의당 대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조성주 정의당 '세번째권력' 공동대표가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 가량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8월 양향자 의원(무소속)이 '한국의 희망'을, 9월에는 금태섭 전 의원이 '새로운 선택'이라는 창당을 향한 깃발을 올린데 이어 최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월 창당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어 신당 창당은 기정사실화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신당 창당에 회의적이거나 과소평가하는 시각도 있지만 누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 신당 창당 러시, 아직 영향력 미비

제3지대 신당의 깃발을 가장 먼저 올린 정당은 양향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의희망’이다.

양 의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서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내부 문제로 탈당한 뒤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8월 28일 중도 지향의 ‘한국의희망’ 을 출범시켰다. 

20여일 뒤인 9월 19일 금 전 의원이 ‘새로운선택’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이준석계’로 분류됐던 신인규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이 10월 25일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고, 친박계 TK 신당, 이언주 신당, 권은희 신당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도· 보수 신당 움직임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신당의 의미있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민주당 이상민 의원·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정태근 ‘당신과함께’ 정치포럼 공동대표·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제3지대 규합을 위한 ‘금요연석회의’를 구성해 활동해 오고 있다. 그는 금요연석회의에 대해 “신당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8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조만간 이 전 대표를 만나 얘기해 볼 생각”이라며 “이 전 대표가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지, 힘을 합칠 생각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 신당 '키맨'은 유승민· 이준석… 신당 창당 가능성 높아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총선을 앞두고 양대 정당 밖 제3지대에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당 성공의 필요·충분 조건인 '인물'과 '지역'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정치사적으로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시대'가 가능했던 것도 인물·지역(김영삼-PK, 김대중-호남, 김종필-충청)이 기반이 됐고, 안철수 의원이 이끌었던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안철수표 새정치’라는 메시지로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 깃발을 올린 신당은 인물·지역에서 경쟁력이 거의 없다. 그나마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인물'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 신당의 '키맨(key man)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2월쯤 나는 (국민의힘을)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6일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났을 때, 신당 창당 논의를 했다"면서 "위원장님한테 '저는 그럼 날짜를 긋고 준비해야 될 걸 준비하겠습니다' 라고 얘기를 드렸다"고 밝혀 국민의힘 잔류 보다는 신당 창당에 무게를 뒀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획기적으로 변하면 당에 남을 수도 있다고했지만 사실상 신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정치평론가는 "당에 남더라도 총선 후 결과에 관계없이 토사구팽 당할 가능성이 많다"며 "어차피 총선 후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텐데 국민의힘에 갇혀있기보다 신당에 있는 것이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고 분석했다.

실제 두 사람을 잘 아는 정치편론가는 "이준석 전 대표는 이미 신당 창당으로 기운 인상이고, 유승민 전 의원도 신당에서 미래를 모색하려는 입장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금 전 의원은 10일 회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져 신당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신당 누가 참여하나…총선 영향 "미풍에 불과"vs"유의미한 성과"

총선을 향한 신당 창당의 주체와 지향점을 보면 '중도'를 중심으로 보수·진보 인사들이 참여하는 양상이다.

제3지대 규합을 위한 ‘금요연석회의’에 금태섭·양향자·정태근 등 중도·보수 인사에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인 민주당 이상민, 정의당 출신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위원장이 참여하는 것이 상징적 예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할 의원이 늘어날 수도 있고 본다.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는 10월 2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창당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제3지대' 정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준석 전 대표와 만날 의향도 밝혔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6월13일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성찰과 모색(현 새로운선택)’이 국회에서 연 포럼의 주최를 맡았다. 이 자리에서 류 의원은 “최대공약수를 찾아 조금씩 좁혀보자”라고 제안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제3세력의 범위를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 상황에 따라 제3지대 신당이 구심점이 될 인사와 비전, 지향점에 따라 폭발력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 고정 지지층이 각각 30% 정도이고, 중도층과 무당층이 30%가량인 것도 신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리전 성격을 띠었다"면서 "후보 간 17%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당의 결집력 싸움에서 민주당이 이겼고, 특히 중도층이 승패를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총선의 향배도 중도층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정치상황을 종합할 때 신당의 경우 '지역'을 기반으로 하기는 어렵고, 특정 '이념'을 내세우기도 적합하지 않다. 결국 신당 합류 인사를 통해 미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상황이다.

객관적으로 유승민·이준석의 행보가 유권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의 선택에 따라 제3지대 신당의 영향력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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