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2023 통일의식조사'…'통일 필요' 응답은 지속 하락

국민 10명 중 6명은 남한이 틈을 보일 경우 북한이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4년 북한의 '적대적 의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중국 단둥의 동포 소식통은 "조선(북한)은 같은 민족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남한을 위협하는 경우가 있어도 실제 전쟁은 하지 않을 것이고, 주민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통일연구원은 6일 통일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파주 라이브러리 스테이 지지향에서 개최한 한반도 주요 현안 워크숍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2023 KINU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이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2019년 43.6%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올해 조사에선 61.3%까지 높아졌다.

'통일이 필요하다'라는 인식은 53.9%로, 2021년 55.4%, 2022년 53.4%와 비교해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다만 장기적 추세를 보면 2018년 70.7%를 기록한 뒤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이상신 통일연구원 자유민주주의 중점연구단장은 "더 이상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상황이 됐다"라며 "이런 상황은 통일 인식의 양극화로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다'는 인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평화공존'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016년 43.1%에서 2019년 50.7%, 올해 59.5%로 늘었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무관심은 커지고 있다. '북한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는 2015년 42.2%에서 2023년 34.4%로 줄었다.

북한에 대한 이미지도 '지원대상', '협력대상'에서 '경계대상', '적대대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이미지를 '경계대상', '적대대상', '협력대상', '지원대상'으로 제시해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경계대상은 평균 6.82점, 적대대상은 평균 6.52점을 기록했다. 반면 지원대상은 4.72점, 협력대상은 5.12점에 그쳤다.

김정은 정권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지속되고 있다.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답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꾸준히 떨어져 2019년 33.5%에서 2023년 11.5%로 하락했다.

통일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는 통일 및 북한, 주변국 인식을 조사하는 통일연구원의 연례조사로 2014년 이후 매년 이뤄지고 있다.

올해 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15일~5월10일 대면면접조사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표집오차는 ±3.1%p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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