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쇄신안 '불체포특권 포기' 여전히 계류…친명·비명 갈등
공천룰 문제 최대 고비…비명계, 이재명과 결별 후 '새길' 모색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6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6일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띄운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출범 한 달을 맞았지만 눈에 띄는 성과 없이 당내 분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위는 최근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가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이낙연 전 대표 거취와 관련해 비명(비이재명)계와 충돌하는 등 당 혁신은 한 발작도 나아가지 못하고 분란만 일으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5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발언 논란으로 혁신위원장에서 물러나자 김 위원장을 후임 위원장으로 선정했다. 

김 위원장은 곧바로 위원 선임에 착수 김은경 혁신위를 구성했지만 친명(친이재명)계가 대다수를 차지해 출범부터 논란이 일었다. 실제 이해식 의원은 현재 당 조직사무부총장이고 이선호 울산시당위원장도 친명계로 분류된다. 윤형중 LAB2050대표는 이재명 대선후보 제주선대위 공동 정책총괄본부장 출신이다. 이진국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는 지난해 이 대표 지지 선언을 했고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는 이 대표의 대리인으로 선관위에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한 바 있다.

혁신위는 1호 쇄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의원 전원 서약서 제출 및 당론 채택'을 제안했다. 이후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공개 추인을 제안했지만 불발됐다. 비명계는 물론 친명(친이재명)계의 지지도 받지 못한 결과였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은 16일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언행이야말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16일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그러지 않으리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는 이낙연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비명게의 반발을 불러왔다.

설훈 의원은 SNS를 통해 "공명정대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혁신위원장이 특정인을 겨냥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쏟아냈다"며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며 당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격"이라고 비판하고 김 위원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혁신위는 이를 친명(친이재명)계 계파 문제로 비화하지 말라며 반박했지만 당 안팎에선 혁신위 '무용론'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명계가 주축이 된 의원 31명은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하며 지도부 압박에 나섰다. 비명계에서는 친명계와 강성 지지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반대하고 있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갈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혁신위는 오는 21일 '꼼수 탈당 방지'를 골자로 한 '2호 혁신안'을 낼 예정이다. 이어 민주당의 체질 개선, 대선과 지선의 패배 원인 진단 등과 함께 공천 룰었지만, 불체포특권 포기안이 공전을 거듭하면서 동력을 잃는 모습이다. 두 번째 혁신안은 오는 21일 발표된다.

이같은 갈등 양상은 김 위원장이 준비 중인 민주당의 체질 개선, 대선과 지선의 패배 원인 진단 등과 함께 공천룰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천룰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의원과 출마 예정자들과 직결된 문제로 당내 계파 간 대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천룰에 대해 "국민이 원하면 안 다룰 수는 없다"며 "대의원제 폐지 등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혀 당내 분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문제가 제기돼 가결될 경우 당은 분열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심각한 결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단'과 관련해 '분당'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 대표를 간판으로 총선을 치루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의원들이 당내에서 비상지도부를 결성하거나 이것이 안될 경우 다수 의원들이 분당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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