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2020년 더케이손보 이어 보험계열사 '몸집 불리기' 나서
함 회장 '1등 전략' 강조에도 은행 의존 87%…카드 등 추가 확대 움직임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해 온 비은행 강화 전략 가동에 본격 나섰다. 지난 2020년 더케이손보(현 하나손해보험)에 이어 보험 계열사 확대를 목표 방향으로 잡고 KDB생명 인수에 뛰어들었다. 생명·손해보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조성한 KDB칸서스밸류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하나금융은 6~7주일가량 본실사를 한 뒤 산업은행 측과 가격 및 조건을 협상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나선 것은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그룹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험 계열사로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이 있지만 업계 내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지난해 은행권 최고 순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항 중인 것과는 상반되는 흐름이다. 

하나금융의 은행 수익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87.4%로,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은 20%에 채 미치지 못한다. 경쟁사인 KB금융지주는 은행 수익 의존도가 67.9%, 신한금융지주회사 65.6% 등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으로 평가받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취임부터 '1등 전략'을 강조하면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주문해 왔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각 사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보험 분야는 지주사 차원에서 자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KDB생명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만큼 막대한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해 하나금융이 최종 인수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말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매각가로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향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인수 후에도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 만기 때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여기에 법정비율(100%)에 턱걸이하는 신지급여력(K-IC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점도 고민돼야 할 부분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KDB생명 인수 시도 외에도 계속해 비은행 부문은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불발되기는 했으나 최근에는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부 계열사들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도 나섰는데, SK텔레콤과 합작법인으로 있던 핀크와 하나증권의 하나USB자산운용의 편입을 마쳤다.

임인영 기자 liym2@koreareport.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