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중국산 패널…5년 전부터 자체 생산하며 가격↓
탈북민들 "60㎠ 패널서 최소 100와트…소형 가전제품 작동 가능"

북한 내 불안정한 전력 공급 탓에 가정용 태양광 발전 사용이 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8노스는 "탈북자 인터뷰와 북한 국영 매체, 위성 사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개인용 태양광 설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부가 꾸준히 전기를 공급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포기하고 많은 주민이 '스스로 해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38노스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개인용 태양광 패널이 북한에 들어온 지 10년이 넘었고, 2012년 평양 국제무역박람회 이후 공급망과 가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5년 전부터 북한 자체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생산해 가격이 낮아지면서 소형 패널의 경우 약 15∼50달러(약 2만∼7만원)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38노스는 덧붙였다.

북한 정부 역시 개인용 태양광 발전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태양광 패널을 제조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 보도되기도 했다.

38노스가 인터뷰한 탈북자들은 대부분 60㎠ 크기의 태양광 패널을 사용했다면서 "매일 저녁 최소 100와트의 전기가 공급돼 소형 가전제품을 작동시킬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 탈북자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엔 태양광 패널을 충전할 수 없는데, 1월부터 4월까지가 특히 나쁘다"고 말했다.

38노스는 평양이나 다른 주요 도시보다 전력 공급이 시원치 않은 지방 주민에게 태양광 패널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나선 출신의 한 탈북민은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날도 많았는데, 지도자가 신년사를 하는 날은 모든 가정에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접한 양강도 혜산 출신의 탈북민 역시 "김일성 생일과 같은 특별한 날엔 전기가 공급됐다"며 "어렸을 때는 전기가 더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나빠진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 매체는 수도 평양에도 전기 부족을 보충하기 위한 태양광 패널 설치가 보편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평양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위성 사진으로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데, 38노스는 평양 시민들의 경제력이 더 낫기 때문인지 아니면 주민들이 패널을 공동 설치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불충분하고 불안정한 전력 공급은 북한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태양 에너지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 가지 대처 방안이 됐지만, 일상적인 운영과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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