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길섭 “북, 차기 미 대선까지 경색 기조 이어갈 것…'부핵' 활용"
전문가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비핵화' 협상 더 이상 없어"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가 26일 서울에서 ‘김정은의 핵전략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외신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RFA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가 26일 서울에서 ‘김정은의 핵전략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외신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RFA

 

북한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까지는 비핵화 대화 등에 나서지 않는 현재의 경색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26일 ‘김정은의 핵전략과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외신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곽 대표는 대외 접촉, 특히 한국·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이 이 같은 기조를 다음 번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현재의 바이든 행정부와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폐쇄적인 태도를 이어가면서, 과거 협조해 성과를 만들어낸 바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운동에 나설 때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곽길섭 대표는 "2024년이 되면 전체적인 국면이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본다"며 "2024년에 어떤 대선 캠페인이 나올지에 대해 북한이 초점을 맞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비핵화'는 더 이상 대화 대상 아냐"

이러한 곽 대표의 주장에 대해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비핵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며 "2024년 이후 비핵화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은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반도통합연구소 백산 소장 역시 "북한은 6차 핵실험 이후 사실상 핵보유국과 다름없고, 7차 핵실험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며 "따라서 '비핵화'란 용어는 북한에 적용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북한 핵과 관련해선 앞으론 '비핵화' 가 아닌, '핵확산 금지(방지)'를 두고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소장은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것은 맞지만, 그가 과연 2024년에 대선에 출마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벌써 그의 약점을 들춰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 가운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주고받은 '친서'에 감춰진 '비밀'이 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 "북한 비핵화 협상 없어… 尹정부 '3D'로 북한 접근은 불가능" 

곽 대표는 북한이 당분간 한국 내 갈등과 대일 관계, 그리고 해외 동포 등 모두 세 가지 측면을 이른바 한국 측의 ‘약한 고리’로 활용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불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양분됐던 한국 내 갈등을 더 악화시키거나, 북·중·러 연대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간 협력 중 북일 관계 개선을 통해 일본을 떼어 놓으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해외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을 포섭해 자신들의 선전 논리를 확산시키고 북한 내 경제에 기여토록 하는 한편, 대남 공작에 활용할 통로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지난 8일 발표된 핵무력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핵보유국 선언과 향후 핵 협상을 비핵화가 아닌 군축으로 유도하려는 목적, 그리고 북한 지도부 축출을 시도할 경우 바로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위협 등 세 가지 의도를 가진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는 자신들이 주도권을 갖고 진행하면서, 언제든 핵보유국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이른바 ‘변수형 비핵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기존에 내세운 이른바 ‘3D’ 개념에 민주화(Democratization)를 추가해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3D, 즉 ‘핵 억제(Deterrence)와 핵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 등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곽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한 것을 언급하며 큰 가치와 연대를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길을 가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제언했다.

이에 대해 백산 소장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은 더 이상 없을 것이고, 한국 정부가 3D로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먼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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