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규모와 형식은 논한 적 없다"며 전면 취소 요구
남북 연락선 복원에 대해 "정상회담까지 논하는 건 경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일 이달 중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은 "남북 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며칠 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면서 군사연습이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된다고 상기했다.

이어 "나는 분명 신뢰 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남북) 수뇌(정상)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 측이 8월에 또 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 주시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 진행 시기가 이달 중순으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김 부부장이 재차 규모, 형식과 상관 없이 훈련을 강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의 합의로 남북 통신연락선이 전면 복구되면서 한미 연합훈련은 남북 관계의 첫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현재 국방부는 후반기 한미훈련의 시기,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군 내부에서는 이달 10일부터 나흘간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를 실시하고 본 훈련은 16~26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약 13개월 만에 복구된 연락통신선을 계기로 남북간 대화 국면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한미훈련을 축소하거나 연기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부장은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을 두고서도 남한에서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지어 북남 수뇌회담(정상회담)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통신연락선들의 복원에 대해 단절되었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 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섣부른 억측과 근거없는 해석은 도리여 실망만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북남 수뇌들이 직접 두 손을 맞잡고 공동선언과 같은 사변적인 합의를 만들어 발표한 후에도 북남관계가 바라지 않던 곡절과 파동을 겪고 위기에로 치달았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돌이켜본다면 내가 오늘 말하는 견해가 십분 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연락통신선이 연결됐더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지난 3년처럼 양국간 대화 단절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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