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채 논란'에 페이스북에 "사퇴…국민께 죄송"
오세훈, 김현아 청문회 이후 여론 고려해 '심사숙고'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으나 '부동산 4채' 논란에 휘말렸다.
김 후보자는 과거 건설협회·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재직하면서 민간 건설사의 이익을 대변해온 데다가 강남과 서초, 부산 등에 주택 4채를 소유하는 등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 자리에 부적절하다는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를 임명하면서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며 "문재인 정권의 국토부 장관 임명 때도 3주택자라는 이유로 그 임명의 부당성을 지적한 일도 있었다는데, 정작 본인은 4주택자였다면 그건 어이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김 후보자가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시절인 2019년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3주택자'라는 이유로 질타한 것을 가리킨 것.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8일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시의회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서울시장은 SH 사장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당 안팎과 시민단체를 비롯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김 후보자가 사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오 시장이 여론을 수용해 김 후보자의 사퇴를 권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시의회 청문회 이후 참모들에게 김 후보자에 대한 자료, 언론 보도 자료 등을 요청하고 심사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조속히 새로운 후보자를 내정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선정해 주택공급 등 서울시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