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북한 대화로 이끌기 위한 노력…中 역할 있어야
내치에 집중하는 北…경제난·사상 무장 강조하며 내치 '집중'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대북공조' '북미대화 재개' '한반도 평화'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셔먼 부장관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공조하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셔먼 부장관은 문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견인하기 위해 양국 각급에서 긴밀한 공조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셔먼 부장관을 만났는데, 이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대북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한미가 공동협력을 통해, 대북관여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

이처럼 정부는 셔먼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에 우회적인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북한과의 협력에 나서기 위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셔먼 부장관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의 차원에서 방한한 것인만큼 원론적인이야기만 오갈뿐 북한을 대화의 창으로 이끌만한 구체적인 '유인책'은 없었다.

북한은 이번 셔먼 부장관의 한반도 방문과 관련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나서 '대화'와 '대결'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분명한 대외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을 향해 지속적으로 대화제의를 건냈지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및 리선권 외무상 등 북한 당국자들은 미국의 제의를 두 차례 거절했다.

이후 북한은 눈에 띄는 대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북한은 최근 북한 매체들을 통해 알곡 생산을 강조한 식량 농업 사업을 강조하며 경제난을 타파하기 위한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은 "북은 미국이 변해야 대화에 나서는데 미국이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남한 경우는 정부가 나설 경우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이 경협 등을 통해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이 올해 최악의 식량난과 경제난을 겪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며 "중국을 통해 북과 접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동안 '자력갱생' 기조를 유지하며 남측이나 미국과의 대화의 테이블에 쉽게 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에 향후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셔먼 부장관은 25일 중국 톈진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나는 일정이 예정돼 있다. 앞서 셔먼 부장관은 이에 대해 "우리가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은 분명 이에 대한 이해관계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추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이 중국 정부의 역할을 주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먼저 북미 간 기싸움을 접고 대화로 나올 수 있는 '명분'이 없는 만큼 중국을 통해 이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중 간 격화되는 갈등 때문에 미국의 제안에 중국이 원론적인 입장에서 대응에 나선다면, 향후 북한의 대외적인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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