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北대화 견인 中역할 중요…中유도, 한미 공동의 역할"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23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방한 중인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3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중국과의 분명한 협력의 영역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방중을 앞두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론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의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우리의 관계를 복잡한 관계로 묘사해 왔다"며 "경쟁적인 측면, 도전적인 측면, 협력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생각하는 것은 분명 협력의 영역"이라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오는 25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국 톈진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셔먼 부장관의 이날 발언은 미중 양국이 '협력의 공간'으로 꼽는 북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일치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되는 부분이라는 평가다.

그는 "며칠 후 톈진에서 가질 대화에서 우리(미중)가 북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중국은 분명 이에 대한 이해관계와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미중 간 논의 내용을 한국과 일본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최 차관도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중국과는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는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늘 강조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셔먼 부장관의 중국 방문이 매우 의미 있고 또 지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역할은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그것을 함께 유도하는 것은 한미 공동의 역할이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지난달 '김여정·리선권' 담화로 미국의 대화 손짓을 거부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에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그들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 차관도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만큼, 북측에 화답을 저희는 끈기 있게 기다리려고 한다"며 "기다리는 동안, 한미가 여러 채널을 통해 공조할 부분들은 만들어 가고 있으니 북한의 조속한 답이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셔먼 부장관은 대북 인도적 지원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식량 부족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더 나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이밖에 셔먼 부장관은 지난 21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 이후 후속 회의는 올 가을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작년 7월 이후 1년 만으로, 지난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체제 하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것이다.

협의에는 우리 측에서는 최 차관 외에 한우용 북미1과장,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 고윤주 북미국장, 최용준 동아시아국 심의관 등이 자리했다.

미국 측에서는 셔먼 부장관 외에 에드가드 케이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대리, 킨 모이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 내정자, 마크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등이 함께했다.

한미 양측은 이번 협의를 통해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한미동맹 현안,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미얀마,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글로벌 백신 보급과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서도 양국의 협력 현황을 공유, 지속적으로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셔먼 부장관이 대(對)중국 견제 사안에 대한 우리의 협력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협의 모두발언에서 "한미 양국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과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동 등 역내 도전 과제에 대해 계속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방한한 셔먼 부장관은 22일 문재인 대통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도 면담했다.

그는 특히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조속히 호응해오길 기대한다"며 북한에 대화 손짓을 보내는 동시에 우리 정부와 긴밀한 대북정책 조율을 이어나갈 것을 확인했다.

또한 한국의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를 언급하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지난 18일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몽골 등 아시아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이날 최 차관과의 협의를 마친 그는 몽골로 향한다. 이후 오는 25일 중국을 방문한다.

백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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