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HA 사업에 자금 공여…2005년 이후 처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북한이 다른 국가에 인도주의 지원을 한 경우는 2011년 이후로 이번 미얀마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이 처음이다. (사진=OCHA).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북한이 다른 국가에 인도주의 지원을 한 경우는 2011년 이후로 이번 미얀마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이 처음이다. (사진=OCHA).

북한이 올해 유엔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재정확인서비스(FTS)에 따르면 북한은 '미얀마 인도적 대응계획(HRP) 2021' 사업에 30만달러(약 3억3800만원)을 공여했다.

북한이 미얀마 인도주의 사업에 총 30만 달러를 ‘전통적인 원조’(Traditional aid) 방식으로 6월3일 지원하기로 결정한 후(Decision date),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측에 실제 지원돼 그 집행이15일 완료된 사실이 16일 공개됐다. 

OCHA의 '미얀마 HRP 2021'은 미얀마 내 분쟁과 자연재해,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의 영향으로 인도적 위기에 처한 미얀마 국민들을 돕기 위한 포괄적 지원 사업으로서 올해 지원 대상자는 94만5000명 수준이다.

FTS 자료를 보면 현재까지 이 사업엔 북한과 우리나라, 그리고 미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아일랜드, 독일, 핀란드, 프랑스 등 14개국 정부와 유럽연합(EU) 대외지원기구에서 총 5116만여달러(약 577억6900만원)를 지원했다.

지원금 액수로는 미국이 2384만여달러(약 269억2000만원)로 가장 많고, 일본 763만여달러(약 86억1500원), 캐나다 390여만달러(약 44억원) 등의 순으로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원 금액은 60만달러(약 6억7700만원)로 북한의 2배다.

북한이 OCHA의 인도적 지원 사업에 자금을 지원한 건 지난 2005년 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태국·말레이시아·몰디브 등 6개국을 대상으로 총 15만달러(약 1억6900만원)를 지원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4월 재일동포(총련) 자녀들의 교육에 사용하라며 2억 1906엔(약 22억 5520만원)을 지원했다.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 기부금의 흐름을 집계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재정확인서비스’(FTS)의 2021년 지원 관련 상세내역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북한은 유엔의 ‘미얀마 인도주의적 대응 계획 2021’(Myanmar Humanitarian Response Plan 2021) 사업에 미화 3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로부터 인도적 지원을 받아온 입장이었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최근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경봉쇄 조치 등으로 심각한 경제·민생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 국제사회는 북한에 코로나 19 백신과 식량 등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유엔도 대북제재를 촘촘히 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하고 있다.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북한이 한국의 절반 수준의 액수를 미얀마 지원에 내놓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북한의 미얀마 지원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얀마는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북한이 미얀마에 무기를 밀수출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양국 관계는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제재 속에도 이상이 없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국제관계 교수는 "미얀마에서 올 2월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한국에서 국회 등 시민단체들이 현 민간정부에 대한 지지와 지원이 지속되자 북한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군부를 지원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한 중국 전문가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면에 중국 개입설이 국제사회에 퍼져 있는데, 이번 북한의 미얀마 지원과 관련해 실제 주체는 중국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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