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남북관계 정세 불확실성 존재"…박지원 방미 결과도 영향?

이인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당초 이달 중으로 계획했던 미국 방문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이 장관 6월 방미에 대해 "사실상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추후 방미 계획 또한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 장관의 방미 보류는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 현 상황과 실무적으로 미국 측 인사들과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 등이 두루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 등이 연달아 미국을 방문한 만큼 이 장관까지 방미에 나서기엔 부담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조만간 방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방미 목적은 우리의 남북관계 발전 구상에 대해 미국 조야와 소통하고 협의하는 기회를 갖고, 그 구상을 추진할 때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지금의 남북관계 정세 요인과 (미측에서) 접촉하게 될 주요 당국자의 일정 등을 고려하면 6월 말 방미 일정은 보류 하고 다른 적절한 시기를 찾는게 적절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남북관계 정세 요인'에 대해 "최근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한미정상회담 등 계기가 있을때 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를 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정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남북관계 일정으로 볼때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어 정세를 좀 더 살피면서 방미의 적절한 시점을 판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미시기가 언제로 미뤄졌는지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당초 방미의 목적과 성과를 생각하면서 적절한 좋은 시기를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방미 일정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상황, 국제정세 등 때문에 일정을 계속 미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중 올 4월 이 장관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을 마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6월 말쯤을 목표로 방미 계획을 짜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공개됐다.

북한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발신된 한미 당국의 유화 메시지에도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달 상순에 개최하기로 예고한 전원회의도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이 방미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이면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의 방미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도 관련됐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박 원장은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방미 길에 올랐다. 주변에서는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그러나 박 원장의 귀국 후 방미 성과에 대해 전혀 나오는 얘기가 없다. 미국 정보 관계자들 사이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애기가 들린다. 박 원장이 남북 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뒷말도 있다.

이들에 따르면 박 원장이 방미에서 별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 장관의 방미 게획이 연기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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