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독일·EU 정상들과 양자회담…확대정상회의 '보건 세션'서 발언
바이든과 재회-스가와는 첫 대면…아스트라제네카사 CEO와 면담도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청와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청와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 공식 일정 참여는 물론 3차례의 양자회담을 소화하는 등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뉴스1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와 백신 협력 등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한 것은 물론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난 각국 정상들로부터 방문 초청을 받는 등 러브콜이 쇄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7분간 영국 콘월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8월 취임한 모리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양 정상은 양국이 상호보완적 무역구조를 기반으로 호혜적인 교역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평가하고, 저탄소기술 등 분야로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혀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23분간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카비스베이의 양자회담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 보장 및 전 세계적인 백신 생산·보급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후 6시8분부터 27분간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대응·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환영식엔 김정숙 여사가 동행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부부와 환하게 웃으며 '팔꿈치 인사'를 나눈 뒤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초청국 환영식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등이 참여했다. 초청국 환영식에 부부가 참석한 것은 문 대통령이 유일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보건'을 의제로 열린 확대회의 1세션에 참여해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 "백신의 공평한 접근 보장을 위해 백신 공급의 조속한 확대가 가장 필요한 단기처방"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개도국에 백신 지원을 위해 코박스 AMC(코로나 백신 선구매 공약 매커니즘)에 대해 한국은 올해 1억불을 공여하고, 내년 1억불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로 제공하며 기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 세계 수요에 못 미치고 있는 백신의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여타 G7 국가들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G7서 바이든과 23일만에 재회…스가와도 "반갑다" 첫 조우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회담장인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회는 물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첫 대면을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카비스베이 회담장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고,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로)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재회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또 G7 확대정상회의 세션Ⅰ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베이 호텔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도 조우했다. 박 대변인은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가 취임한 이후 문 대통령은 전화와 화상 회의를 통해 소통한 바 있지만,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와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아직까지 별도의 정상회담을 개최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G7 정상회의에 연속해 초청을 받은 터라 문 대통령에 대한 각종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올해는 양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로, 문 대통령을 호주에 초청한다”는 뜻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초청에 감사드리며,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구체적인 방문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모리슨 총리가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가운데 올해 호주 방문을 초청한 것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 대통령 등 2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한·독 정상회담은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요청으로 인해 성사됐다고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파스칼 소리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문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직접 찾아 문 대통령을 면담했다. 소리오 CEO는 문 대통령과 만나 “이렇게 저를 위해서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러브콜 쇄도에 대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제질서와 패러다임 형성 과정에 한국이 전면봉쇄 없이 경제와 민주주의 양쪽을 지켜낸 모범국가로 부상하면서 세계의 인정을 획득한 의미”라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 北 관련 내용 공유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요청도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와 양자회담을 통해 코로나19 문제는 물론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의 북한 문제 관련 논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G7 정상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모리슨 총리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모리슨 총리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해 왔는지 잘 알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만나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진전될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면서 독일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지를 요청했고, 메르켈 총리는 "나는 과거 동독 출신으로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연민을 갖고 있다. 독일은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가능한 협력과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EU 정상들과 양자회담에선 최근 한반도 정세 및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EU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EU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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