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룡남 주중대사, 왕이 中외교부장 만나 '협력' 과시

리룡남 중국주재 북한대사(왼쪽)가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
리룡남 중국주재 북한대사(왼쪽)가 27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

한미 양국이 지난주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한 메시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북한은 최우방국인 중국과의 '접촉'은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미·대남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는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룡남 중국주재 북한대사는 27일 중국 베이징 소재 댜오위타이 영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리 대사가 왕 위원을 만난 건 지난 2월 부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리 대사와 왕 부장은 이번 만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 속의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웃으며 팔짱을 끼는 등 친밀감을 연출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28일 오전 현재까지 이 같은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엔 28일 오후 관련 내용이 소개됐다. 두 사람의 면담 사실은 27일 홍콩 봉황TV 등을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의 첫 회담 결과를 의식해 리 대사와 왕 위원 간 면담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에 관한 문구를 포함시켜 중국 측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당국이 대만 관련 사안 등 양안(중국·대만) 관계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내정간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한미정상 공동성명엔 '남중국해'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협의체 등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역내 현안들이 언급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측 역시 리 대사와 왕 위원 간의 만남을 통해 북중 간 전략적·전통적 협력관계를 강조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번 면담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조율과 협력을 강화해가기로 했다.

앞서 한미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 '4·27 판문점선언'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한 및 북미 간 합의내용을 토대로"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담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북한으로부턴 아직 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최근 북한동향과 관련해 "북한이 과거 미 정권교체기에 비해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후속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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