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전히 외면, '텃밭' 호남도 약세…캐스팅 보터 중도층 떠나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출범식에서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4·7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당 대표 선출과 함께 전면 쇄신을 외치고 대국민 공약을 제시허고 있음에도 민심은 여전히 싸늘한 모습이다.

특히 재보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20·30대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고, 재보선의 승패를 가른 중도층 역시 좀처럼 여권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의 정치적 심장이자 텃밭인 호남 민심마저 50%대 밑으로 내려가면서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 2030 외면에 '텃밭' 호남까지 등 돌려

25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18일, 20~21일 전국 유권자 2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5%포인트(p) 상승한 35.9%, 민주당은 0.2%p 하락한 29.7%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유권자 1009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에선 민주당이 30.9%로 국민의힘(29.6%)을 1.3%p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30세대와 광주·전라 지역에서의 양당 지지율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은 20대에서 전주(17.9%) 대비 1.4%p 오른 19.3%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20대에서 전주(37.0%) 대비 1.6%p 하락하고도 35.4%의 지지율로 민주당을 두자릿수 격차로 따돌렸다. 

국민의힘은 권역별로도 광주·전라에서 9.4%나 급등한 21.9%로 20%를 상회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의 광주·전라 지지율은 47.9%였다.

KSOI 조사에선 민주당이 30대(34.3%→25.1%, 9.2%p↓), 광주·전라(58.3%→48.0%, 10.3%p↓)에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0대(22.4%→31.9%, 9.5%p↑) 지지율이 크게 올랐고, 광주·전라에선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12.8%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민주당은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 20대, 30대의 쓴소리를 적극 수용하는 모습으로 반등을 노렸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있었던 지난 3월 초 여야의 20대 지지율이 역전된 이후 벌어진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당면 과제인 부동산 정책이 당내 혼선을 거듭하면서 이렇다 할 반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민주 진영 최대 행사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당 지도부는 물론 대권 잠룡들까지 일제히 텃밭 광주로 내려갔지만, 광주·전라 지역에서 눈에 띄는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야당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새 지도부가 '호남 행보'에 열을 올렸고 정운천·성일종 의원은 보수정당 소속 의원으론 처음으로 5·18민주유공자 유족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광주를 찾으면서 분위기가 크게 호전됐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꾸준한 친호남 행보의 진심, 진정성이 통하고 있다는 기대 섞인 반응과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5·18민주화 운동 기념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부동산 해법을 둘러싸고 일관되고 명료한 메시지를 내지 못한 요인과 함께 5·18을 맞았지만, 4·7 재보선 이후 집권 여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실망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의 경우 민주당 쪽으로 돌아설 이유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실업률은 높고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얻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전라 지역에선 정통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동교동계가 민주당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호남은 이제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지역이 될 것이고 국민의힘도 이를 전략적으로 보고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봤다.

◇ 캐스팅 보터 중도층 민주당과 멀어져 

주요 선거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는 중도층의 변화도 민주당을 긴장시킨다. 일반적으로 중도라고 생각하는 이들 비율은 진보층 비율이 적어지면 늘어나고 반대로 진보층이 많아지면 줄어든다. 이는 중도층이 보수보다는 진보성향에 더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념 성향을 볼 때 보수층 증감폭은 크지 않다. 이는 국민의힘이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만, 동시에 중도층을 더 많이 포섭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자료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자료 :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중도층은 진보층에 실망하면 중도로 갔다 어떤 계기가 발생하면 다시 진보층으로 가는 현상을보인다.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 송영길 대표가 중도 클릭 행보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당장 당 나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KSOI 정례여론조사를 통해 3월 둘째 주부터 5월 15일까지의 유권자 이념 변화 추세를 분석해보면 중도층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표를 보면 최근 2주간 중도층이 진보를 떠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5월 17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조사, ARS, RDD 방식,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포인트, 응답률 5.7%,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25.1%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8.8%에 달한다.

현재 민주당은 2030의 외면과 지지기반인 호남의 약세 외에 캐스팅 보터인 중도층이 멀어지는 '3중고'를 겪고 있다. 송영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이런 난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차기 대선이라는 블랙홀이 점차 커지면서 당의 변화 움직임도 성과를 내기 전 빨려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반면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면 민주당이 처한 3중고를 해결하는데 최적임자로 평가받는 대권주자가 최종 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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