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레이스 상황 '빅3' 입장차…노선 차이 점차 뚜렷해져
선두 이재명 '중도' 겨냥, 이재명 '친문' 향해, 정세균 강한 면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빅3'의 행보가 자신만의 색체를 강화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10개월 가량 앞둔 상황이 각각 다른데 따른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빅3' 중 지지율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맞상대로 여겨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중도와 실용에 비중을 두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대표 때만 해도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지사에게 역전 당한 뒤 격차가 더 멀어지면서 강성 지지층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총리직을 내려 놓으며 뒤늦게 대권 레이스에 뛰어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가 대권 행보에 여유를 갖고 세(勢) 확장과 진보 이미지 변화도 꾀하는 반면, 추격자 입장에 선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지지기반을 넓히면서 야권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을 직접 공격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정 전 총리는 최근 '미스터 스마일'의 온화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검찰·언론개혁을 화두로 꺼내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검찰은 우리 국민에게 힘이 되지 못하는 조직이 돼버렸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중요한 하나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18일에는 "언론은 왜 무서울 게 없을까. 마땅히 제어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제시했다.
이는 정 전 총리가 '마의 5%' 지지율을 넘어서기 위해 친문 열성 당원에 구애하는 선명성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20일 "개혁적 면모를 부각하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전통적 지지층에서 반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발전하는 이미지를 부각한다. 연초 사면론 발언으로 이탈한 강성 지지층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4·7 재보선 참패 직후 문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주변 의견에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다른 소리 하는 것은 사기다. 배신할 수 없다"며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야권의 유력 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총장을 강력 비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현 정부를 우회 비판한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와 관련, 노무현·조국 수사를 거론하며 "검찰이 거의 한 가정을 거의 소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통령 정책의 계승과 창조적 발전"을 언급, "잘못한 부분은 대안을 내놓더라도 방어할 수 있는 부분은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앞서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윤 전 총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데 반해 중립적 평가를 견지한다.
이 지사는 20일 현역 의원 지지모임인 '성장과 공정 포럼' 창립 행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에 "포장지밖에 못 봐서 내용이 뭔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전날에는 윤 전 총장의 5·18 메시지에 대해 "그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5·18에 대해서 나름 가진 것이 있을 테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이 지사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윤 전 총장과 지지기반이 겹치는 중도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산업재편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되, 모두가 기회를 누리는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실용 노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는 여권 수위주자로서 본선을 염두에 둔 중도 확장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