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바이든 대북정책 일단 수용…'비핵화' 거론시 군사도발 가능성
8월 한미연합훈련 북한에 무력시위 명분될 수도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SBS TV
북한이 지난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SBS TV

북한 당국의 오는 21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이 이번 회담 뒤엔 '어떤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올 2월 미국 측의 접촉 제의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달 초 대북정책 재검토 결과와 관련한 이달 초 접촉 제의엔 일단 '접수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북한 측이 미국의 접촉 제의를 정식으로 수락했는지 혹은 접촉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북한이 아직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접촉 제의 자체를 거부한 건 아니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로부터의 지난 2월 접촉 제의를 거부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미국과의 접촉에 나서게 만들려면 미국 측에서 먼저 '명분'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에 대화 참여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은 '북한 인권' '대북제재' '대북 억제' 등 3가지 표현이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이나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를 대화상대로서 존중한다는 모양새를 갖춘다면 북한도 '제국주의 국가의 수뇌가 대화를 구걸한다'는 이유를 들어 대화에 나올 가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이 이번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실망한다면 '무력시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교수는 "북한의 도발은 일종의 상수다. 언제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만약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그 다음 수순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미정상회담뿐 아니라 올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군사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북한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주최 남북관계 전문가 토론회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태풍 피해, 북중 무역 급감 등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존 불안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우리나라의 약속 불이행 등에 책임을 돌려 대외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도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집중하고 있는 첨단전략무기 개발 과정에서 신형 무기를 실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북한 군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군사실험에 대한 기술적인 필요를 느낄 것"이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를 겨냥한 도발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현재 '강대 강, 선대 선' 기조를 통해 대미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8월 한미연합훈련이나 미국의 추가 제재 압박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군사행동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무력시위 카드 외에도 한미정상회담이나 미국의 대북정책 공식 발표 이후 지난 3월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담화에서 밝혔던 △ 2018년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 파기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금강산 국제관광국 폐기 등을 감행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도 "올해 상반기부터 8월 한미연합훈련까지, 혹은 훈련 이후부터 내년 상반기 대통령선거까지 2개 국면에서 북한이 위기 강도를 점차 증대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그 수준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한계선)을 넘는 게 아니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개량형(신형 전술유도탄)이나 신형 순항 미사일 등의 시험발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대호 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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