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전 국민의당과의 합당 물 건너가
안철수, 국민의힘과 합당에 소극적…대권 도전 가능성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4·7 보궐선거에서 성공적인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승리를 가져온 야권이 '통합'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김기현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의 회동에서, 사실상 통합 논의 시기를 6월초 이후로 미루기로 결정한데다 안철수 대표가 양당 통합을 내년 3월 대선 이전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조기 통합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심이 된 제3지대 신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김 원내대표 겸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4일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을 방문해 안 대표와 회동하고 "함께 단일대오를 만들자", "한 배를 타고 더 큰 목표로 나가자"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비공개 면담 내용은 이같은 모두발언과 결이 달랐다. 김 권한대행은 안 대표에게 “(통합에 대한) 전당대회 출마하신 분들의 의견이 다르다. 그것이 정리되고 나서 통합이 가시화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에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지금이라도 통합에 응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오늘 말씀을 나누신 것으로 보면 전당대회 전에 (통합) 관련 움직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6월초로 예정돼 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저희 입장에서는 전대 전이든 후든 현재 준비가 다 돼있는 상태임을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이든 그 후로 미뤄지든, 현재로서 할 수 있는 혁신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며 (합당) 시기를 기다릴 예정"이라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통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통합 논의가 장기화되거나 물 건너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처음 합당 얘기를 꺼낸 쪽은 안 대표였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합당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런 안 대표가 최근 통합(합당)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듯합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는 3일 ‘한국정치평론학회 2021 공론포럼’에 토론자로 나서서 “다음 대선 때 야권 단일후보만 선출되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합당보단 통합이라는 표현을 썼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고, 더 나아가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대선 출마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 대표가 대선주자로 나선다면 굳이 통합야당의 공동대표로 힘을 뺄 필요가 없다. 더욱이 야권의 유략 대선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세력을 규합해 야권 통합 대선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대표의 야권 통합 시나리오는 국민의힘 지도부 변화와 윤석열신당 가능성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합당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상황에 따라 합당이 무산될 수도 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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