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사태' 국민 분노, 영업정지, ·수사압박에 '백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KR DB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KR DB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잇따른 '악재'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홍 회장은 4일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와 2019년 외조카 황하나 논란, 지난해 댓글 조작 등의 사건이 이어지면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더이상 버티지 못한 것이다. 특히 불가리스 사태에 따른 불매운동은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홍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불가리스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잘 나가던' 남양유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2019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가 터지면서디.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이어 영업직원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돼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에 김웅 당시 대표는 "환골탈태 자세로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사태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사과했지만, 홍 회장은 직접 앞에 나서지 않았다. 

홍 회장이 사퇴하게 된 결정적 사건은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다. 전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여론은 돌이키기 힘든 상황까지 치달았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마치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여론의 빗발치는 질타에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고발(식품표시광고법 위반)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 등 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한편 홍 회장은 1950년 서울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1974년 기획실 부장으로 입사, 2003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03년 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남양유업을 이끌었다.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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