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가상통화 부정 발언 후 20대 71% 文 국정 '부정' 평가
20대 남자 70% 이상 서울시장 선거서 오세훈에 몰표…與 '반전책 고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MBN 캡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MBN 캡처)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2030(20대·30대) 구애에 적극 나선 가운데 가상통화 문제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상통화에 대한 과세와 거래소 폐쇄 등을 예고한 정부·여당에 2030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어서다.

여권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이유 중 하나로 4050세대와 함께 여당 지지를 굳건하게 해왔던 2030세대가 야당지지로 돌아선 것을 결정적 원인으로 꼽는다. 

이번 재보선에서 2030세대는 전체 선거인 중 34.8%를 차지해 4050(36.4%)과 맞먹었는데 이들이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면서 판세가 뒤집어졌다. 특히 20대 남자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70%가 넘는 몰표를 줬다.

내년 3월 차기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2030의 표심이 달라지지않을 경우 민주당은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통화에 접근하는 여권의 대응이 자칫 2030세대의 반여권 정서에 기름을 부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가상통화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 라고 발언하자 투자자들의 불만은 정부·여당을 향했다. 리얼미터·YTN의 19~23일 여론조사(성인 2532명 대상)에서 20대는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71.1%가 ‘잘 못한다’고 답했다. 전주보다 7.9%포인트가 늘었다.

최근 ‘은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는 청와대 청원에 27일 기준 약 13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4050 선배들은 부동산 상승 흐름을 타 쉽게 자산을 축적했지만, 이제는 ‘투기’라면서 2030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못하도록 각종 규제를 쏟아낸다”고 썼다.

이와 유사한 상황은 2018년에 등장한 적이 있다. 2018년 1월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시사 발언 직후 70%대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60%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가상통화를 둘러싼 민심은 3년전과 현재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 2018년 초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세가 견고했지만 3년간 조국 사태, 부동산 폭등 등을 겪으며 청년세대의 ‘공정’ 담론과 ‘벼락거지’로 대표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상황이라 정권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에서는 “3년 전 가상통화 사태와 지금은 다르다”는 위기의식이 번지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공정 이슈 등 정권이 그동안 만든 불씨가 있는 만큼 내년 3월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신산업 부흥, 과세 유예 등 갖가지 해법이 나오지만 제도권 문법으로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가상통화의 성격상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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