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3주년 맞아 남북출입사무소서 기자회견
개성공단 기업 125개중 25개사 이미 폐업…"정부 나서라"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7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개와 기업인의 공단 방문 승인을 정부에 요구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7일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개와 기업인의 공단 방문 승인을 정부에 요구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아 남북 정부를 향해 개성공단을 즉시 재개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원진 20여명은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 게이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은 즉시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 기업들은 5년 전 정부의 불법적 공단폐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정부의 피해지원은 일부분에 그쳤다"며 "이후 가중되는 폐쇄 후유증을 감당하지 못해 하루하루 생존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외쳤다.

이재철 회장은 "3년 전 우리 개성기업인들은 금방이라도 개성공단에 들어가서 조업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쳤지만 오늘 우리는 절망 속에서 고통 받고 있다"며 "기업들의 피해가 가중돼 하루하루 생존이 위태로운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교류협력의 하나로 2000년 8월 남쪽의 현대 아산과 북쪽의 아태, 민경련간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여 공단 조성에 단초가 되었다. 그 이후 북측이 2002년 11월 27일 개성공업지구법을 공포함으로써 구체화됐다.

2004년 12월 시범단지 분양기업에서 생산된 제품의 첫 반출이 있었다. 2010년 9월에는 입주기업 생산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하였고, 2012년 1월에는 북측 근로자가 5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남북 간 분위기가 나빠질 때마다 통행 제한이 걸리는 등 홍역을 치렀다. 2009년 키 리졸브 훈련 당시엔 3번이나 통행이 금지되기도 했다. 2013년 3월부터 시작된 키 리졸브 훈련에 북한은 평상시보다 강도를 높여 반발심을 보였으며, 그래 4월 26일, 남측 인원 전원 철수를 결정해 사실상 폐쇄됐다. 

2013년 9월 개성공단이 재가동 됐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이 핵실험 등의 도발을 계속 이어가자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남북 정상은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한 입주기업인은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 125개 중 25개사가 폐업을 하거나 폐업에 준하는 휴업을 한 상황"이라며 "이외에도 30~40개사의 경우 매출이 급격히 줄어 금융애로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남북 정부는 개성공단을 조건없이 즉시 재개하고, 설비 관리와 공단 재가동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개성기업인들의 공단 방문을 즉시 허용해달라"고 주장했다.

이희석 개성공단기업협회 수석부회장은 "우리는 현재 정부가 국제사회나 미국에 발목을 잡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움직여달라는 의견을 전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제3국을 통해서라도 남북이 협의할 수 있도록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들은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든 채 남북출입사무소 게이트를 향해 20M 가량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상연 기자 l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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