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KBS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KB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거쳐 발표된 공동성명에 북핵 문제와 관련해 'CVID'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그나티우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는 1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고위당국자’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신,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 확산 중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새로운 운반 체계 개발을 체크하는 “중간 경유지”를 찾고 있다.  

북한 비핵화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는 인식은 바이든 정부가 다른 중요한 대외정책 이슈들에 발목 잡힌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이란과 간접적인 핵 대화를 시작했다.

“대외과제 목록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라는 전임 대통령의 희망을 조용히 보류했다”는 것이다.  “비핵화를 향한” 프로세스를 촉구한 지난 2일 한미일 안보실장 성명에도 ‘비핵화는 궁극적 목표이지 당면 목표가 아님’을 시사하는 바이든의 입장이 반영되어 있다고 이그나타우스는 지적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지시간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에 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주목된다. CVID는 북핵과 관련해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를 칭할 때 사용된다.

16일 백악관이 공개한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하고 북한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 준수를 촉구하며, 국제사회에 (결의의) 전면 이행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CVID’(완전하고 검증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피하고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4.27)과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6.12)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공동성명은 또한 “우리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억지력을 강화하고자 하며 확산 위험과 같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위험을 다루기 위해 서로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선언에 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관해 일본 총리관저의 한 담당자는 바이든 정권이 대북 정책을 재검토 중인 것을 거론하며 "미국 측이 재검토를 마칠 때까지는 확정적 표현을 피하고 싶은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뺐다"는 설명을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CVID에 거부감을 보인 바 있으며 미국은 이를 고려해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백익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강경전략이 통하지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유화적 방향의 대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며 "단지 대외적으로 '미국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큰소리를 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미국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것이 대북전략에서 강경하게 나오지 못하는 근본 아유"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미국 고위당국자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한 것돠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 정부가 대북 관계에서 줄기차게 비핵화를 주장하는 것이 대외용인지 진의인지 알 수 없지만 후자라면 재검토할 필요가 잏는 셈이다.

민대호 선임기자 mdh50@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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