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속 재차 손짓…"납북자 해결하겠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NHK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NHK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납북자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끝난 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화상 연설에서 "나는 납북자 문제 해결과 생산적 북일관계 수립을 향해 김정은 총비서를 조건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두에 서서 행동할 결심이 돼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거듭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거론하면서 모두 분명히 유엔 대북결의 위반이었다고 지적한 뒤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를 끈질기게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긴밀한 파트너십과 한미일의 협력을 방법으로 거론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쿄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동향을 잘 살피고 온갖 기회를 활용해 김 총비사와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김 총비사와 만나겠다는 스가 총리의 제의는 북한의 특수 상황상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북한에게 가장 적대시되는 국가로 매우 특별한 이익이 보장되지 않은 한 북일 정상회담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스가 총리가 김 총비서를 만나기 위해 전제로 든 납북자 문제는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다. 북한은 강제적이고 불법적인 일본인 납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스가 총리가 CVID를 강조한 것도 북한에 거슬리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스가 총리와 김 총비서의 만남은 실현되기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스가 총리가 납북자, CVID 등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김 총비서와 만나겠다고 밝힌 배경이 주목된다. 즉,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회적으로 북한의 도쿄 올림픽 불참에 대한 불만과 인권(납북자 문제)을 거론해 압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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