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의 '오십삼불도'와 하동 쌍계사의 '제석천룡도'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박지선 용인대 교수팀 1년간 복원 매달려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지난 8일 열린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에서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도' 복원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가 지난 8일 열린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에서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도' 복원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지선 용인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에서 열린 비지정문화재 보존처리 성과발표회에서 송광사의 '오십삼불도'와 쌍계사의 '제석천룡도'를 복원한 것에 대해 "숨이 끊어진 그림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기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학원생 8명과 함께 지류문화재인 순천 송광사의 '오십삼불도'와 하동 쌍계사의 '제석천룡도'의 복원작업에 지난 1년간 매달렸다. 이번 작업은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탄탄스님)이 문화재청(청장 김현모)과 협조해 추진하는 문화재 다량소장처 보존관리 지원 사업의 하나다.

벽화문화재의 복원 과정은 일반적으로 △현미경·적외선 조사 및 안료 분석 △표면에 존재하는 오염물을 제거하는 '세척' △과거 배접지 제거 △채색층의 보호 및 안정화를 위한 페이싱(Facing) 처리 △보강지 염색 △균열되거나 박리·박락 등 물리적 손상부위를 보강 △복원한 부분이 이질감이 없도록 색맞춤 작업 순으로 진행한다.

박 교수는 "유물의 원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일반적으로 뒷면에만 페이싱 작업을 하는데 이번 경우는 앞뒤로 페이싱 작업을 해야할 정도로 훼손이 심했다"며 "어렵고 복원 과정에 걸린 시간도 길어졌지만 유물 자체가 기법상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라서 최선을 다해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뛰어난 유물이 훼손 상태가 심한 비지정문화재라는 이유로 아무리 아파도 보존처리를 못 받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며 "송광사의 오십삼불도는 총 7점인데 이번에 단 한점만 복원이 됐지만 다른 유물도 복원할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의 저서 '일흔집'에 따르면 이 오십삼불도는 화승으로 유명한 의겸스님의 주도로 1725년 송광사 불조전 벽면에 맞게 총 7점이 그려졌으나 1970년 2점을 도난을 당했다. 나머지 5점은 추가 도난을 막기 위해 판넬 액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안료박락, 갈라짐, 충해 등의 손상을 입었다. 이번에 복원된 문화재는 5점 가운데 하나다.

행방이 묘연했던 오십삼불도 2점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해외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5년 5월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서 발견했다. 소유자인 마티엘리씨는 1970년대 미8군 재직 당시에 인사동 골동품 상점에서 구겨진 이 그림을 10달러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마티엘리 부부는 문화재청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들은 이후 금전적 보상을 포기하고 2016년 12월19일 송광사에 기증했다.

한편, 이번에 복원된 '제석천룡도'는 1781년 18세기 쌍계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 평삼(評三) 스님이 그렸다. 이 문화재는 충해, 이물질 고착, 꺾임, 안료층 박락 등 심각한 손상을 입어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이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스님은 이날 성과발표회에서 "국보나 보물에 준하는 비지정문화재가 멸실 위기에서 벗어나 원형 그대로 오랫동안 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며 "또한 비지정문화재가 향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ps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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