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월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월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러시아가 꼬일대로 꼬인 북한과 미국, 남북관계에 중재자로 나선다. 한 간 대화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 국장 게오르기 지노비예프는 8일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러북 관계 강화 전략'을 주제로 한 토론회(round table)에 참석해 "러시아는 북한과 미국, 남북한 간 대화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및 러북 정상회담 2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북러 정상회담은 중요한 합의 달성으로 확인된 북미 및 남북 관계에서의 중요한 긍정적 진전이 있는 가운데 열렸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 국가들 간의 대화와 협력의 정신이 결국엔 확실히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리는 여러 방식으로 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으며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역내(한반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치·외교적 방법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부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러북이 양자 관계를 더 높은 전략적 협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중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즉,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핵보유국을 인정받으려 하고, 미국은 비핵화를 주장해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를 유엔에 상정해 해법을 찾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한 고위 관료는 "미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도 없다"며 "러시아가 유엔으로 비핵화 문제를 끌고가면 미국은 모른척하고 따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백민일 기자 bmi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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