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SNS에서 박원순 됨됨이, 치적 두둔해
박영선·이낙연 "바라지 않는 일..신중했으면"
'임종석 대망론' 의견 부분...이낙연과 경쟁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연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4·7 서울시장 선거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임 전 실장의 발언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3일 SNS에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라며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했다. 또 “박원순은 미래 가치와 생활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진 않았으면 한다”면서 ‘박원순 예찬론’을 펼쳤다.

임 전 실장은 그 다음날인 24일 SNS에 올린 글에서 박 전 시장을 칭찬하며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2002년 이래 서울시장들의 이름을 열거한 뒤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시절에는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 전 시장 시절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전하고 깨끗한 서울을 원하는 시민의 요구에 순명(順命·명령에 따름)한 것”이라며 “대규모 뉴타운 개발로 대표되는 토목 행정이 이·오 전 시장 시절의 상징이다. 20개가 넘는 자율형사립고를 허가해 고교 서열화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그런 일 안했으면"…이낙연 "신중해야"

임 종석 전 실장의 '박원순 예찬'에 대해 여권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특히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야권 단일후보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당사자인 박영선 후보는 임 전 실장의 박 전 시장 두둔 발언 논란에 대해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4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인적 표현의 자유에 대해선 제가 얘기하긴 그렇지만”이라며 운을 띄운 뒤 “피해 여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은 자제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권 지지층 결집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냐고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임 전 실장이 박 전 시장을 찬사한 것에 대해 “신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 박영선 후보가 임 전 실장의 발언이 선거에 도움 안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후보의 생각을 존중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임종석 '박원순 찬사' 대권 관련 분석도

임종석 전 실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바로 앞둔 예민한 시기에 박 전 시장을 옹호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임 전 실장과 박 전 시장 간 개인적인 인연과 야권의 박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 전 실장은 2014년 박 전 시장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거쳐 2014~20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박 전 시장을 보좌했다.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박 전 시장을 공격하자 임 전 실장이 이를 막기위해 박 전 시장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임 전 실장이 "4·7 재보궐선거가 불리해진 상황에서 여권 표심을 결집시키기 위해 박원순 시장을 소환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대권 도전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최근 임 전 실장의 대권 도전설이 거론되고 있고, 당원 배가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도 나오면서 임 전 실장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한다.

4.7재보궐선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임전 실장의 발언을 놓고 "차기 대선에 뛰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을 앞두고)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그 발언 자체가”라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아마 그 발언은 보궐선거만을 염두에 둔 게 아니고 대선판까지 보고 한 말이 아닌가 이렇게 본다”고 분석했다.

이를 들은 진행자가 “임종석 실장도 대선에 나간다는 말이냐”고 묻자 노 의원은 “나가는지는 모르지만 발언 자체가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임 전 실장이 멀리 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중으로 판단했다.

당의 한 호남권 인사는 "호남 출신 이낙연 위원장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이재명 경기지사에 밀리면서 같은 호남출신이면서 여권에서 비중있는 임종석 실장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게 사실"이라며 "임 실장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생긴다면 호남에선 이 위원장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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