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윤석열' 민심 반영…대선행보 나서면 변화 클듯
50~60대 및 중도·보수층서 강세…호남권 외 전 지역에서 1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은 보수층 외에 중도층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전국적 지지세도 과시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재명 경기지사(24.1%), 이낙연 민주당 대표(14.9%)가 이었다.

지난 1월22일 실시한 KSOI의 동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무려 17.8%포인트 상승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28.3%의 지지를 받으며 오차범위 내에서 2위보다 앞섰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22.4%, 이낙연 대표는 13.8%를 각각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이유로 불확실성의 제거를 꼽았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검찰총장직 사퇴로 윤 전 총장이 ‘과연 정치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의 장성철 소장은 “야권에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지지층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공직자 출신은 경력이 좋지만 투쟁력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는데 윤 전 총장은 반대로 투쟁을 통해 입지를 만들었다”고 윤 전 총장의 강점을 설명했다.


◇보수·중도 지지세 강해…호남권 제외 전국적 고른 지지도

윤 전 총장 지지는 △보수성향층 △5060세대 등에서 높았다. 

KSOI 조사에서 세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 45.4%, 50대 이상 35.3%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높았다. 40대 지지율은 21.3%로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지역을 제외하고 윤 전 총장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서울에서 39.8%의 지지를 받으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았고, 대전·세종·충청(37.5%)이 그 뒤를 이었다. 

자료 :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료 :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 전 총장은 서울사람이다. 하지만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어릴 때 충남 공주와 논산에 살았다. 논산시 노성면, 그리고 노성면 옆의 공주시 탄천면 일대에는 지금도 파평 윤씨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과 충청권을 연결해 '충청 대망론'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같은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35.3%)과 강원·제주(33.6%)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인천·경기에서도 32.4%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30.0%의 지지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보다 소폭 앞선 수치다.

부산·울산·경남 지지도는 29.5%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조사대상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보수층의 지지율은 50.9%로 절반을 넘어섰다. 보수층 지지율 2위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인데, 14.0%를 기록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36.4% 포인트다.

중도층에서도 35.0%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이재명 경기지사로 23.0%를 기록, 두 사람간 격차는 12%포인트다.

이와 관련해 KSOI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정치 할 가능성도 있는 검찰총장'에서 '예비 정치인'으로 확실히 수용된 것"이라며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가 윤 전 총장에게 쏠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층에서는 11.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위에 자리했다. 진보층에서는 이재명 지사(41.9%), 이낙연 대표(23.9%)가 1, 2위를 기록했다.

◇ 정의당 지지자 12%도 윤석열 지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연령대별 지지율에서 윤 전 총장은 60대(40.0%), 50대(35.2%) 등 높은 지지를 받았다. 40대에서 18.1%로 지지율이 가장 낮았는데, 1위는 이재명 지사로 32.0%를 기록했다.

호남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 지지율이 높았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에서 37.2%를 받으며 이재명 18.1%, 이낙연 8.8% 등을 따돌렸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5.1%의 지지율로 이재명(14.9%), 이낙연(11.5%)을 여유있게 앞섰다.

이 외에도 제주(29.3%), 서울(29.2%), 대전·세종·충청(27.6%), 경기·인천(26.9%), 강원(24.3%)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광주·전남·전북에서만 13.2%의 지지율로 이재명(31.8%), 이낙연(24.0%)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보수층에서 44.0%의 지지를 받으며 홍준표(11.1%), 이재명(10.9%), 이낙연(9.2%)에 앞섰다. 중도층에서도 31.3%의 지지를 받아 이재명(21.8%), 이낙연(12.5%) 등을 제쳤다.

국민의힘 지지자 57.4%, 국민의당 지지자 44.0%가 윤 전 총장에게 높은 지지를 보냈다. 진보정당인 정의당 지지자 가운데 12%도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2.8%만 윤 전 총장을 지지했다. 열린민주당 지지자의 윤 전 총장 지지율은 6.3%로 조사됐다.

특히 지지도 1위를 굳건히 지키던 이 지사를 윤 전 총장이 밀어낸 점도 이채롭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 땅 투기 의혹 등 정부와 여당에 악재가 생긴 것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문재인 정부나 더불어민주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가장 투사하기 쉬운 사람으로 윤 전 총장을 꼽은 것 같다"며 "특히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지 않아서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제3지대인 윤 전 총장에게 쏠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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