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최종단계 합의후 1~2개 중간합의가 현실적"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KR DB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KR DB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5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 시 '단계적 접근법'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당시의 대북정책을 철회하고 바이든 정부의 방식에 코드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비핵화 최종 단계·모습에 대해 (북미가) 합의를 하고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1~2개의 중간단계를 거치는 단계적 접근이 가장 현실적"이라며 "그런 부분은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가 언급한 단계적 접근은 북미가 비핵화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한 상황에서 중간에 '스몰딜'을 주고받는 방식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비핵화 협상에서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요구해왔다. 이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평가되는 트럼프의 전 대통령의 '빅딜'과는 반대되는 것이었다.

바이든 정부 역시 정상 간 담판을 중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탑다운'과 달리, 실무 중심의 상향식인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핵 해법에 있어서도 단계적·동시적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2018년 6월 뉴욕타임스(기고에서 이란 핵협정을 북핵 해법의 모델로 제시하면서, 핵프로그램 공개 및 핵동결 등의 조치와 제한적 제재완화를 교환하는 중간단계 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지난해 9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내일 당장 전면적으로 핵을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따라서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계적 접근 방식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기 핵 비확산을 위해 제시한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군비통제 공약의 연장선이다. 물론 단계적·동시적 방식이 아직 공식화되지도 않았고 구체적 내용도 불확실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 사실상의 선비핵화 혹은 빅딜 주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해법을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의 발언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한미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후보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미 실무협상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김 의원의 평가에는 "탑다운, 바텀업 접근 방식은 그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 두 개가 반드시 분리돼 해야 한다는 법도 없고 조화롭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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