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지 열흘만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경사잔디마당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 10년의 길을 열어준 과오에 대한 반성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연계해 서울시장직을 중도사퇴해 박 전 시장 당선의 멍석을 깔아준 '원죄'를 이번에 결자해지하겠다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10년 전 서울시장직 중도 사퇴로 서울시민 여러분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 이렇게 나서는 게 맞는지 오랜 시간 자책감에 개인적 고뇌도 컸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마흔다섯 젊은 나이에 최연소 민선시장이 돼 5년 동안 수도 서울의 행정을 이끌며 값진 경험과 경륜을 쌓을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미숙한 선택도 있었고, 미처 다하지 못한 과제들도 남아있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준비되지 않은 무지무능한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실패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실패, 국민 모두의 실패가 되게 할 순 없다”며 “이것이 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절박한 이유”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시장이 일할 시간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현재 빈사 상태의 서울은 아마추어 초보 시장, 1년짜리 인턴 시장, 연습 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며 “당선 다음 날 당장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서울시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 전 시장은 "이제 대권에 대한 생각은 없다"며 시정에 전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1년 임기의 보궐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되면 앞으로 제가 내놓게 될 공약은 전부 5년짜리 공약이 될 것"이라며 "서울시민들이 동의해 준다면 5년 동안 열심히 뛰는 서울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그 5년 동안은 대통령직 도전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버리겠다"고 했다. 

지난 7일 있었던 ‘조건부 출마’ 선언과 관련해 오 전 시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고 야권분열 가능성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서울시민 여러분이 반드시 이루어줄 것으로 믿는다. 시대적 요구와 과제”라며 야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이 출마하면서 현재 국민의힘 내 서울시장 주자로는 지난주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해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이혜훈 김선동 이종구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등 10명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부터 경선후보 등록절차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의 후보경선과는 별개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룡 기자 psr21@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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