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동남아 시장 진출 박차…기대감 확산 속 일부 우려도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50호 '뜨갈점'(롯데마트 제공)© 뉴스1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50호 '뜨갈점'(롯데마트 제공)© 뉴스1

국내 기업들이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승부수'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동남아의 소비가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북미나 유럽에 비해 경쟁이 덜하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특히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 시장 공략이 수월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업종, 채널, 규모를 가리지 않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선봉에 나선 유통업계는 물론 식품, 패션, 뷰티, 금융, 바이오 분야까지 다양하다.

◇업종도 방식도 다양…"동남아 문을 열어라"

동남아 시장 진출 경로와 방식은 업종별로 엇갈린다. 대형마트·면세점 등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패션·뷰티 업계는 쇼피 등 온라인 채널 진출에 적극적이다. 식품 업계의 경우 생산공장을 운영하거나 '현지화'한 식품 라인업을 강화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베트남 IPP그룹과 하노이 시내면세점 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하노이점에 이어 다낭에서도 올해내 오픈을 목표로 준비에 착수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부터 동남아에 진출, 인도네시아에서 49개, 베트남에서 1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23년까지 현지 매장을 14곳에서 50곳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롯데마트는 국내 사업구조 개편 추이와 현지 코로나19 확산세 등 변수들을 살핀 후 올해 추가 출점 매장 여부 및 규모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올해초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쇼피'에 공식 브랜드관인 '올리브영관'을 론칭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2개 국가에서 6개 자체 브랜드 300여개 상품을 선보인다. 올리브영에 앞서 애경산업도 지난해 10월 쇼피에 진출한 바 있다.

◇급성장·6억 인구·한류문화 확대…포스트코로나 도약 위한 '교두보'

동남아 시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반전 마련과 도약을 이루기 위한 '교두보'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겐 '글로벌화'는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업종을 막론하고 이미 '과포화' 상태로 치달은 내수 시장을 뛰어넘어야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동남아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가파른 성장세로 소비 시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포스트차이나'로 각광받고 있는 베트남의 GDP는 2020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6~7% 이상 초고속 성장했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 선진국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와중에도 베트남은 1.6% 성장했다.

글로벌 기업들간 '과열 경쟁'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북미, 중국 시장과 달리 아직까진 현지 진출과 확장이 비교적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요 국가들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6억명' 가량에 달하는 '잠재적 고객층'의 규모도 기대요소다.

동남아 인구의 50%가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는 점도 '디지털 세대' 젊은층 공략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에게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특히 이들은 'K뷰티'와 'BTS'(방탄소년단)로 대표되는 한류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세대로도 규정된다.

현지 이커머스의 고속성장과 한류문화의 인기는 패션·뷰티, 문화 업계 등에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요인으로도 받아들여진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대규모 시장(동남아)에서 K패션의 인기는 남다르다. 유명 K팝 아이돌 패션은 물론 K드라마에 노출된 패션 아이템 하나하나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쇼피에서 '코리안', '코리안 스타일'이 전체 패션 카테고리 키워 검색 중 30%를 차지할 만큼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 규제·현지 사정 걸림돌…팬데믹 '빗장'도 변수

하지만 각각의 기업들에겐 해외 진출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특히 후발주자들에겐 더더욱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 경쟁이 점차 가열되는 것은 물론,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와 현지 사회·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의 경우 지난 2015년 베트남 1호점을 열고 중장기적으로 5~6개 매장까지 늘릴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추가 매장을 출점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당국이 건축물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지 정치적 사정으로 해외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는 현재 '올스톱' 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각종 규제 등으로 매장 확장이 여의치 않아 다른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파트너를 찾아 직영이 아닌 제휴 방식으로 향후 사업을 전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추이도 변수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적극적인 통제로 방역에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해외 기업과 외국인들에겐 '빗장'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예로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6%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당초 8.1%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HSBC는 "베트남은 이웃국가들과 관광협정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국제한을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며 "관광산업의 급격한 회복은 백신의 효과적인 보급 및 접종, 백신비자와 같은 해외여행에 대한 국제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가까운 시일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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