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인수위해 공정위 '요기요 매각' 조건 수용한 딜리버리히어로
"업계 바닥부터 정상까지 경험한 배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통할 것"

FILES-GERMANY-MARKETS-STOCKS-WIRECARD-DELIVERY-HERO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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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을 인수하려면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결정을 수용하고 배달의민족을 품에 안게 됐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공정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자사 물류시스템 기술과 우아한형제들의 마케팅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배달 시장에서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최종 판단하고 '요기요 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조건까지 수용하며 김봉진 창업주가 이뤄낸 '배민 신화'의 성공 DNA를 손에 넣었다.  

◇'배민' 품는 딜리버리히어로, 공정위 '요기요 매각' 조건 수용

2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과 딜리버리히어로의 기업결합(M&A) 조건으로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 매각을 내걸었다.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고 소비자 후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내부 검토 끝에 '요기요 지분 100% 매각'이라는 공정위의 M&A 승인 조건을 수용하며 우아한형제들과의 빅딜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날 뉴스룸을 통해 "김봉진 창업자를 식구로 맞이하게 돼 기쁘며 그와 함께 아시아 전역에서 딜리버리히어로의 존재를 확장하고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를 매각해야 하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동안 놀라운 고객경험을 제공한 한국 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내년 1분기 중 공정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요기요' '배달통' 등 딜리버리히어로의 국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측은 "정확한 현황 파악 및 향후 구체적인 계획 수립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모든 과정에서 최대한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직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 "배민 성공경험 발판 삼아 DH와 글로벌 기업되겠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해 딜리버리히어로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당사의 기업 결합과 관련하여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발표와 이에 대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수용 입장 표명이 있었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기업 결합을 계기로 앞으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 국내에서 배민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소비자와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책임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배민 경쟁력, DH가 요기요 버리고 배민 취하는 데 충분한 이유"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주문 수는 전 세계 딜리버리히어로 총 주문 수의 40% 수준으로 전해진다. 이에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의 59.7%(닐슨코리아클릭)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0년 서비스 출시 이후, 딜리버리히어로의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 차상위 배달 앱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도 'B급감성'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역량으로 배달 앱 시장의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받고 '배달비 무료' '최소 주문금액 0원'이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친 쿠팡이츠가 매서운 속도로 시장에 침입했지만, 아직까지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바닥부터 정상까지 몸으로 부딪치며 성장한 우아한형제들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결과,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은 창업 10년 만에 4조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한편 양사는 싱가포르에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세우고 아시아 음식 배달 시장 사업을 확장한다. 김봉진 창업자는 향후 우아DH아시아 회장직을 맡아 아시아 11개국 배달 사업을 이끌게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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