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문준용, 지원사업 예산집행 내역 따라 적정하게 진행 중"

문준용 작가
문준용 작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지원된 서울시 지원금 1400만원을 받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권의 공세에 문 작가가 반박하는 양상이다.

지원금을 지급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블라인드 테스트로 심사를 진행한 뒤 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아들이 포함됐는지 등 상세한 내용은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선정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정치권에서 나서며 논란은 확대됐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는 "현직 대통령 아들이면 다른 작가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원금 신청을 포기하거나, 설사 정당한 절차로 지원 대상에 선발됐어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용 씨의 개인전을 두고 "코로나 시국에 최소한 상식이 있다면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라고 했다.

김미애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아들에게 코로나19 지원금 신청을 제한하는 법은 없겠지만, 그래도 아버지 없는 가난한 예술가들 생각해서 신청 좀 안 하면 안 됐느냐"고 밝혔다.

이에대해 문 작가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이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며 "문화재단이 관리하고, 코로나로 피해 입은 예술 산업 전반에 지원금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고, 멈춰 버린 산업을 장려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서울문화재단은 문 작가가 지원받은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관련 논란에 대해 "신청자격·심의과정·집행계획 등 전 과정에 걸쳐 공정하고 적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서울문화재단은 23일 해명자료를 내고 "문 작가는 우리 재단에서 최초 공지(2020.4.6.)했던 지원사업 공고문의 내용 중 예산집행 내역(인건비 및 대관료)에 따라 신청서와 교부금 신청서에서 '인건비'로 사업 집행 계획을 알렸다"며 "이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를 기준으로 지원사업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작가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전시회를 열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시국에 전시회 하지 말라는 건, 예술가들 모두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만 있으란 것이냐"라면서 "아무도 초대하지도 못했고 여기저기 계약해 놓아서 취소할 수도 없다, 만약 3단계 시행되면 바로 문 닫을 각오(를) 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을 중심으로 한 문 작가를 향한 공격은 계속 됐다. 이에 문 작가는 22일 다시 글을 올리고 "코로나로 인해 제 전시가 취소될 경우 저와 계약했던 갤러리, 큐레이터, 기술자, 같이 작품을 만들던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지원금을 받아 작품을 제가 제작하고 전시했다"며 "계약을 취소했던 그 영세 예술가들에게 비용을 모두 지급했고 이번에 제작된 제 작품은 앞으로도 영세 전시에 추가 비용 없이 전시가 가능토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작품은 대통령 아들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인정받고 있었다"며 "정치인들은 함부로 영세 예술인을 입에 담지 말라"고 경고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한 문준용 미디어 아트 작가는 건국대에서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공부했다. 그는 2010년부터 국내외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고, 개인전은 2012년에 한국과 미국에서 한 번씩 연 게 마지막이다. 문 작가는 현재 대학 시간강사, 테크니컬 아트 프리랜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오동윤 기자 ohdy@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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