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안정감 강점 내세워 '한국의 바이든' 띄우나
간담회서도 "통합이 시대정신"…보좌진 구성도 계파 총집합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강남구보건소를 찾아 정순균 구청장의 설명을 들으며 감염병관리센터를 둘러보고 있다.(강남구 제공)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강남구보건소를 찾아 정순균 구청장의 설명을 들으며 감염병관리센터를 둘러보고 있다.(강남구 제공) 뉴스1

총리직 1년을 채운 뒤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바이든 리더십'에 착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평소 통합을 강조해왔고 안정감이 강점인 만큼, 미국 사회의 갈등을 심화시킨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통합'을 내걸고 승리를 거둔 바이든에게서 공통점을 찾은 셈이다. 

정 총리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 측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나한테도 좋은 거 아닌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계 한 의원은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정 총리가 그런 취지로 말한 게 맞다"며 "통합과 화합의 이미지가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 본인이 대권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정 총리는 지난 10일 취임 3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국민들은 분열이나 불안정, 대결과 반목을 물리치고 치유와 통합, 또 실용과 포용의 길을 제시한 조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게 시대정신"이라고 말해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바이든은 품격있는 정치인이다. 안정감도 있고 경륜이 풍부하고 포용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분"이라며 "그런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정 총리가 바이든을 빌려 본인의 강점인 협치와 갈등조정을 강조함으로써 대권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바이든에 대한 정 총리의 평가에서 '바이든'을 '정세균'으로 치환하면 사실상 정 총리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와 다름없다.

정 총리는 6선 국회의원, 세 번의 당대표, 산업부 장관과 국회의장 등을 지내며 이미 안정감과 리더십, 인품 등을 인정받았다. 국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신사적인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에게 수여하는 '백봉신사상'을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21회 중 무려 15회를 받기도 했다.

특히 '통합'은 정치인 정세균이 가장 강조하는 정신이다. 지난 1월14일 총리에 취임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치로 사회통합을 이뤄내겠다"며 경제총리와 함께 '통합총리'로 역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2월17일 당시 정세균 의원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시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에서 불안감을 주는 후보가 있는데 정 총리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나"라며 "바이든과는 통합과 화합의 측면에서 매치가 된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의 실제 행보도 통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 7일과 11일, 14일 각각 경북 포항시와 부산, 울산 등 영남 지역 일정만 세 차례 소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내용도 △포항지진 피해복구 현장방문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 현장방문 △울산 '해수자원화기술 연구센터' 준공식 등 지역의 핵심 현안과 관련한 것이다. 정 총리는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지만, 전국의 지역 현안을 두루 챙기고 있다.

정 총리를 보좌하는 인력의 구성도 다양하다. 김성수 비서실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 대표이던 시절 대변인을 지냈고, 정기남 정무실장은 전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으로서 정동영·안철수 전 의원의 선거전략을 지휘했다. 권오중 민정실장은 안희정 대선캠프에서 핵심으로 꼽혔다. 지난달 임명된 조성만 공보실장은 한명숙 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과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친문' 인사다.  

정 총리가 최근 그린뉴딜·보건의료·국민소통 등 세 분야에서 임명한 국무총리 특별보좌관과 자문위원도 통합 색채가 강하다. 국민소통 분야 특보인 한상익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시절 정무실장으로 일했고, 국민소통 자문위원인 김현성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는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디지털 보좌관을 역임하며 SNS 홍보를 총괄했다.

향후 정 총리가 대선 캠프를 꾸린다면 핵심 구호 역시 본인의 경쟁력인 '통합과 화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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