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총리 스가·고노·이시바 등 거론
전문가 "기시다 되면 기대할 게 없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실상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냉각된 한일 관계 속 새로운 일본 총리의 취임으로 한일 관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사임함에 따라 한일간 대화를 나눌 공간이 생겼다는 관측이다. 다만 차기 총리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본 내 흐름을 당분간은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본다면 한일간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국민이나 자민당이나 입장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한일관계 긴장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남아있기에 한일간 대화를 할 수 있는 여백이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2~3달 남았는데 일본에서 자민당 총재 선출 시 축전을 보낸다든가, 한중일 회의에서도 관계개선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대화의 모멘텀과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탐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박사는 "아베 총리가 사임한다고 하더라도 현 정권인 자민당이 계속되는 한 한일관계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눈치 보고 있는 상황이고, 공을 던져놓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조 박사는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화를 통해 한일 사이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후 현재까지 한 차례도 통화를 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소통의 부재에서 소통할 계기가 (생겼다는 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후보군 중 누가 신임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서도 한일 양국 관계에 변화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후임 총리로는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거론된다. 

양 교수는 "아베 총리는 한국에 부정적 편견이 심했고, 위안부 문제로 한국과 8년을 싸워온 경험이 있다. 한일관계의 불신이 심했다"며 "이런 반면 기시다 정조회장이나 스가 관방장관은 편견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 한일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반 아베 세력의 중심이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하지 않고, A급 전범을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로, 일본군 부활에 있어서도 극우가 아니라 상식 수준의 부활을 이야기 하고 있어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가 관방장관에 대해선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이었기에 극우 성향을 보이긴 했지만 친중 인사로써 한국에게도 나쁜 것은 아니기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기시다 정조회장에 대해서는 "포스트 아베로 지명된 사람이기 때문에 아베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있어 한국으로서는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라며 "사실상 아베 노선을 계승할 수밖에 없고 전혀 기대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닛케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9월1일 총무회를 열고 아베 총리의 후임을 뽑는 총재 선거 방식을 결정한 후 9월 중 총재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혜윤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