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거리 800㎞·고도 2000㎞… '화성-12형'과 유사

북한이 2017년 9월 15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12형.(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017년 9월 15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 미사일 화성-12형.(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30일 올해 7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번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30일) 오전 7시52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으로 발사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 고도는 약 2000㎞로 탐지됐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이 약 30분 간 비행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건 2017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17년 4~9월 총 6차례에 걸쳐 '화성-12형'(KN-17)을 시험발사했고, 이 가운데 1~3차 발사는 실패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2017년 7월 '화성-14형'(KN-20) 2차례와 같은 해 11월 '화성-15형'(KN-22) 1차례가 있었다.

뉴스1에 따르면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이는 '고각 발사'(로프티드)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2형'의 경우 2017년 5월 시험발사에서 고각 발사 방식으로 발사돼 비행거리 787㎞, 정점고도 2111㎞, 비행시간 30분을 기록했었다.

전문가들은 '화성-12형'을 정상 각도로 쐈을 때 최대 사거리가 450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에서 쐈을 때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단 얘기다.

다만 북한이 이달 5일과 11일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자강도 일대에서 실시했단 점에서 이 같은 신형 무기체계를 시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달 들어 2차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14일과 17일, 27일엔 각각 탄도미사일을, 그리고 25일엔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및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14·17일과 27일 탄도미사일 발사 땐 IRBM이 아닌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과 24를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19일 김정은 총비서 주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 당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해 전문가들로부턴 "조만간 실제로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2017년 11월 '화성-15형'이 마지막이었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하여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전화 통화에서 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해 원 의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안보상황·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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