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행' 깼지만 김여정은 아직…'외교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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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잠행' 깼지만 김여정은 아직…'외교전' 대비
  • 김태훈 기자
  • 승인 2021.11.1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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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40일 가까이 이어져…한미 외교 관망하는 북한

북한의 대외총괄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넘게 잠행했던 김정은 당 총비서보다 더 오래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1일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총비서가 지난 15일(추정) 삼지연시를 찾아 현지지도할 때도 김 부부장은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

전날인 18일 평양에서 열린 '3대혁명 선구자 대회'에서도 김 부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총비서 역시 참석하진 않았지만, 서한을 보내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과업을 제시했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동향은 최근 한미가 종전선언 문제를 두고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외교적 협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라고 평가할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북한은 종전선언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 아니었지만,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국방력 강화에 대한 이중기준 및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내건 바 있다.

이는 김 부부장, 김 총비서의 잠행 직전의 담화와 공개활동을 통해 표출됐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이은 김 총비서의 연설에서다.

북한은 일단 자신들이 던진 '선결 조건'의 해결이 아직 멀었다고 판단하거나,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 총괄로서 관련 상황에 직접 대응해 온 김 부부장을 통한 입장 표명이 중단된 것은 북한이 현 상황을 '대응할만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북한이 현재 연말 결산 및 총화 국면에 돌입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대외 및 대남 역시 총화 대상인데, 현 시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중기준 및 대북 적대시 철회라는, 북한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고 여길 수준의 과업을 한미에 던진 다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물밑 접촉 역시 현 시점에서 효과적인 대화 방법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미는 현재 한미, 또는 한미일 구도로 먼저 종전선언의 방안을 논의한 뒤 이를 북한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북한과의 어떤 협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 부부장은 본격적인 대외 입장을 내기 전인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국무위원회 위원에 오르기도 했다. 북한이 국무위원회의 틀로 외교에 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김 부부장의 권한과 역할은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현재의 잠행은 다른 신변 문제라기 보다는 국면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는 한미에 던진 '숙제'를 풀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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