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연구토론회, 사실상 '김정은주의' 연구토론 모임
4월 집권 10년 계기로 '김정은주의' 언급 공식 등장 예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연합뉴스TV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연합뉴스TV 캡처)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한 유일적영도체계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른바 '김정은주의'를 공식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1면에 "김정은 동지의 위대성과 불멸의 업적을 깊이 체득하기 위한 중앙연구토론회가 25일 진행되었다"라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위대성과 불멸의 업적을 깊이 체득한다'는 것은 사실상 그를 중심으로 한 유일영도체계인 김정은주의를 연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됐으며 북한은 이후 선대지도자를 호칭할 때 쓰이던 '위대한', '수령' 등의 표현을 김 총비서를 수식하는 데 쓰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3대혁명 선구자대회에도 '위대한 김정은'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김 총비서의 정치적 위상 강화에 힘썼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독자적 사상 체계 정립을 시작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김정은주의를 대외적으로 내세운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날 북한이 김 총비서의 '위대성'과 '업적'을 체득하기 위한 중앙연구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김정은주의'가 공식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문에 따르면 토론회에는 중앙과 평양시 안의 당·행정·근로단체 일꾼들, 무력기관, 과학, 교육, 문학예술, 출판보도, 혁명사적부문, 당 간부 양성기관의 이론선전일꾼들이 참가했다.

특히 토론회에서는 김 총비서의 사상이론업적과 영도의 위대성을 깊이 있게 논증한 논문들을 리일환 당 선전선동비서,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한창순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교육위원회 고등교육상, 심승건 사회과학원 원장, 리성학 내각부총리가 발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의 사상과 통치 이론에 관련된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고위급 인사들이 발표자로 나서면서 토론회의 무게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또 리일환 선전선동비서 등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김정은주의 확립 이후 주민들에게 본격 사상교육을 전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토론자들은 "지난 10년은 우리 당 혁명사상의 정당성과 생활력이 남김없이 과시된 나날이었다"면서 김 총비서가 "탁월한 사상으로 혁명의 앞길을 밝히시고 인민대중의 정신력을 발동시켜 위대한 변혁의 새시대를 열어나가시는 천재적인 사상이론가, 비범특출한 정치가"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총비서 집권 10년을 맞이해 그의 영도력을 치켜세우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김 총비서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당과 정부의 최고강령으로, 사회주의 국가건설의 총적방향, 총적목표로 제시하면서 주체혁명 위업의 완성을 위한 진로를 뚜렷이 명시해줬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를 함께 치켜세우면서 김정은주의 확립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론자들은 또 김 총비서의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대한 정치이념, 우리국가제일주의, 혁명의 내적동력강화에 대한 사상이론 등은 김 총비서가 독창적으로 천명한 사상이론들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토론자들은 김 총비서가 자위적 국방 건설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었으며 '어떤 값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어이 강력한 국가방위력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지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자신들의 국방공업이 "세계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높은 경지에 올라서게 됐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김 총비서 집권 이후 진행된 일련의 무기 현대화 과정을 그의 업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김정은주의'를 통치이념으로 공식 선언한다면 오는 4월 김 총비서가 '당 제1비서'의 직함을 받은 날(11일)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된 날(13일) 등이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총비서는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2주 만에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며 집권했으나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 부여되는 3개의 직함을 다 받은 것은 이듬해 4월이다. 때문에 오는 4월 김 총비서의 집권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식 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태양절 110주년(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과 광명성절 80주년(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16일)이 모두 정주년에 해당돼 이를 성대하게 치르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맞게 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 분위기도 함께 띄우는 작업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Tag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