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동안 중단했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시사하는 입장을 내놨다. 한반도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1일 북한이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가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어 대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지난 20일 보도했다.

통신은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 볼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미국의 날로 심해지고 있는 대조선 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 과업들을 재포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정치국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맞물린 시점에 진행됐다. 북한은 2018년 4월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와 함께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위의 조치들을 '선제적 선의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의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같은 날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8시 50분과 8시 54분경 북한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으며 이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80km, 고도는 약 42km라고 언론에 밝혔다.

북한은 지난 14일에는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지난 5일과 11일에는 이른바 ‘극초음속 미사일’들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17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3자 전화 협의를 하며 대북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외교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북핵 수석대표 전화 협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분석했으며 한반도의 안정과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3국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성 김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한국과 일본 안보에 대한 철통 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최근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최근 북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에 대해 재차 강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네 번째 미사일 발사 후인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미국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들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멕시코, 알바니아 등 나라들도 미국의 안보리 회의 요청에 동참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 후인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미국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이 회의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차원의 북한 인사 추가 제재 결정에 대한 유예를 요청하면서 북한 제재와 관련된 별다른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주축으로 한 공동성명이 별도로 발표됐다. 이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기여한 이들을 대상으로한 제재 지정을 지지해달라는 촉구의 입장이 담겼다. 앞서 지난 18일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계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올초부터 연이어 무력시위를 하고, 정치국 회의에서 지난해 말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놓지 않았던대미 압박(공세) 메시지를 밝혔다.

북한은 올해 김정일 생일 80주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 김정은 당 제 1비서 취임 10주년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취임 10주년, 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등 이른바 거대 정치행사들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열병식도 하고 경축대회들도 하며 인민들에게 선물도 해야 하는 등 엄청난 자금이 소요된다.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인민들도 명절들의 정치적 의미보다는 이 계기들에 어떠한 선물들을 받을지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김정은 총비서가 선물 등에 관심이 많을 북한 인민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적당한 긴장감 조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영환 연구위원은 "결론적으로 말해서 내부적으로는 미국 때문에 큰 정치행사들을 진행하기도 어렵고 더욱이 인민들에게 선물도 충분히 줄 수 없다는 설명을 하기 위한 강경대응이고 핵과 미사일 발전을 계속하며 대외적으로는 강경한 대미 조치들을 통하여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려는 1석 2조의 의도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hk@koreareport.co.kr

Tag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코리아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